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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팔려도 너무 안팔려…14년간 16번 유찰된 LH 오리사옥 [부동산360]
1개 업체 입찰 참여했지만 보증금 미납부
감정가액 5801억…업무·문화시설 제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오리사옥 위치 및 전경.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20%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비율 감축을 위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 오리사옥 매각을 시도하고 있지만 14년째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매각가격이 5800억원대로 높은 데다 건물 용도가 제한돼 번번이 경매가 유찰되고 있다.

14일 LH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리사옥 매각 입찰 마감 결과, 1개 업체가 참여했지만 이 업체가 입찰 보증금을 납부하지 않아 결국 유찰됐다. 이로써 16번째 매각 시도까지 불발됐다.

1997년 준공된 오리사옥은 2009년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통합되기 전까지 주택공사 본사로 쓰였다. 2009년 LH로 통합하고 본사가 경남 진주로 이전하면서 현재는 경기남부지역본부로 사용되고 있다.

LH는 2010년부터 오리사옥 매각을 추진해왔다. LH의 부채 비율을 200% 밑으로 낮추려면 자산 매각이 필수라는 판단에서였다.

LH는 재무 위험기관으로 지정되면서 2026년까지 부채 비율을 200% 이하로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LH의 부채 비율은 218.7%인데, 이한준 LH 사장은 올해 업무계획에서 유휴자산 매각을 통해 부채비율 207%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도 오리사옥을 비롯해 서울·인천·제주 등에 보유한 토지를 매각, 15조원 가량을 현금화 해 부채비율을 임기 내 200%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오리사옥은 대지면적 3만7997㎡, 건축 연면적 7만2011㎡에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 본관과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 별관으로 구성돼 있으며 분당선 오리역 초역세권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입지적 우수성에도 좀처럼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건 용도가 업무시설과 문화시설로 제한되고, 감정가액이 5801억원으로 높기 때문이다. 주거시설 건축이 불가능해 매수자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LH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성남시와 부지 용도 변경을 두고 협의했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성남시는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이슈가 터졌을 때 오리사옥이 언급된 만큼 용도 변경에 조심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듯 오리사옥 매각이 계속해서 유찰되자 내부에선 매각 대신 공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도 서울 중구에 있는 옛 사옥을 한국관광 홍보관으로 활용 중이다.

기획재정부의 지침에 따라 오리사옥 매각을 재추진하려면 또다시 수억원의 비용을 들여 감정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도 공적 활용을 검토하는 배경 중 하나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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