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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매환자 100만명...청년기부터 기억 관리가 필요해
50%이상 신경 퇴행성 ‘알츠하이머형’
조기발견 약물치료로 중증화 차단
운동치료·현실인식훈련 병행해야

‘치매’ 환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치매환자는 2023년 기준 전국 60세 이상 102만4925명으로, 올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증가추세를 반영하면 2030년 142만명, 2040년 226만명에 이어 2050년 315만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이 2050년 서울 인구를 792만명, 전라북도 인구를 149만명, 전라남도 인구를 152만명으로 각각 추정하는 것을 감안하면, 2050년 국내 치매 인구는 서울 인구의 절반, 전북과 전남 인구를 합친 인구를 넘어서게 된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11%다. 즉 65세 이상 9명 중 1명은 치매라는 얘기다. 이 중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50% 이상을 차지한다.

▶치매의 50%, 알츠하이머형 치매=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질환을 말한다. 우리나라 치매의 50~60%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하는 신경 퇴행성 치매다. 그다음으로는 중풍·뇌졸중 등 뇌의 혈액 순환 장애에 의해 생기는 혈관성 치매가 20~30%, 나머지 10~30%는 기타 원인에 의한 치매라고 볼 수 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호발 연령은 65세 이후에서 가장 흔하며, 매우 서서히 발병해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경과가 특징적이다. 주된 증상으로는 기억 장애, 지남력(指南力: 오늘 날짜, 현재 시각, 본인이 있는 장소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 장애, 주의력 장애, 언어 장애, 시·공간 파악 기능 장애, 전두엽 수행능력 장애 등과 같은 신경인지기능 이상이 있다. 또 초기 단계부터 우울증 등 기분장애가 동반되는 경우 별일 아닌 것에 쉽게 화를 내는 등의 감정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병이 점차 진행하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믿는 망상, 헛것을 보는 환각, 음식이나 돈에 대한 집착이나 특정 물건을 주워오는 행동변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환자를 돌보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하며 결국 환자를 치료기관이나 요양기관에 입소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종합적 검사 통해 치매 진단...진단 때 보호자 설명 중요=알츠하이머형 치매를 진단할 때는 환자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보호자가 환자의 증상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전에 비해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 기능의 변화가 있는지, 있다면 언제부터 어떤 양상으로 나타났는지 확인하고 이후 정확한 검사를 통해 진단을 내린다. 검사는 크게 어떤 인지영역에 얼마만큼의 이상 소견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인지기능검사와 어떤 원인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는지 파악하기 위한 혈액검사와 뇌영상검사 등이 시행된다.

치매안심센터나 병원 초진 진료 시 시행하는 10~15분 가량의 인지검사는 환자의 인지기능 수준을 간략하게 파악하는 선별검사다. 여기서 문제가 파악될 경우 정확한 진단을 위해 1~2시간이 소요되는 종합인지기능검사를 받게 된다. 치매가 아니더라도 기억력 저하가 분명한 경우에는 6개월~1년 간격을 두고 인지기능검사를 받아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종합인지기능검사에서 치매 또는 치매 전조단계인 경도인지장애로 확인될 경우 어느 원인에 기인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와 뇌영상검사를 받게 된다. 참고로 MRI만으로는 치매를 진단할 수 없으며 반드시 인지기능검사를 통한 인지평가가 선행되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치매 전조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만 떨어져 있을 뿐 아직 모든 일상생활을 스스로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상태이다.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 때문에 발생하는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매년 인지기능검사를 추적 관찰해 기억력 저하의 악화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우울증 역시 경도인지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전문 치료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치매로 이행되지 않고 인지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

▶조기 발견해 중증화 막아야...약물치료 더해 위험인자 조절 필요=현재 치매 치료의 근간은 중증화를 막는 것이다. 병을 없앨 수는 없지만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면 중증 치매로 악화되는 것을 막아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시기를 연장할 수 있다. 약물치료가 주된 방법이지만 그 외에도 고혈압, 당뇨병, 흡연, 심장질환 등 위험인자를 잘 조절하는 것이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또 꼭 필요한 관절과 근육을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운동치료,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해 현재 자신과 주변 환경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을 다시 인식하게 하는 현실인식훈련, 기억력, 집중력, 시공간능력 등 저하된 인지기능을 훈련하는 인지훈련 등의 비약물치료도 병행하면 치매환자의 현재의 기능을 극대화하고 최대한 오래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 알츠하이머병의 원인물질을 제거하는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다른 약물에 대한 임상시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치매 예방, 사회적 고립 피하고 운동·식습관 관리=최근 연구에 따르면 40대, 심지어는 그 이전부터 치매의 과정이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청소년기부터 각 시기에 적절한 위험인자 관리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치매를 절반 가까이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돼 있다. 우선 청소년기에 충분한 교육을 받은 환자가 그렇지 못한 환자보다 치매 위험성이 낮았다. 40~50대의 중년기로 접어들 때는 머리 외상을 조심하고 고혈압, 과음, 비만을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장 발병률이 높은 노년기에는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것이나 우울증을 피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사회활동을 하고 사람들과 꾸준히 만나며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한 유산소 운동 및 스트레칭, 근력 운동 또한 뇌를 보호하는 물질을 분비하게 함으로써 치매 관리에 도움이 된다. 매일 30분씩, 주 5회 가량을 꾸준히 걷고 운동할 경우 기억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음식은 통곡물, 녹황색 야채, 견과류, 가금류를 통한 적절한 단백질 섭취, 등 푸른 생선 섭취를 권장하며 붉은 고기, 고지방 치즈, 빵, 설탕, 과자, 패스트푸드 등은 제한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기억력이 떨어지는 폭이 매일매일 심해져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면 치매를 의심하고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을 권한다. 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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