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에 소액 투자…전세가율 76%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기사는 사진과 직접적 관련 없음.[연합]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최근 역전세난 우려가 줄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뿐만 아니라 비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전세를 끼고 매매에 나서는 갭투자가 활발한 분위기다. 특히 1억원대 이하 저가 아파트 중에는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90%를 초과하는 갭투자 사례도 이어졌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후 5개월여간 갭투자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경기 화성시(233건)였다. 뒤이어 경기 성남시 분당구(174건), 경기 평택시(168건), 경기 시흥시(156건), 경기 수원시 영통구(153건), 인천 연수구(153건) 순이었다.
해당 기간 비수도권 지역에서 가장 갭투자가 많은 곳은 충남 천안시 서북구(151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지역에서는 지난 5월 이후 갭 1억원 이하의 거래가 35건에 달했다. 매매 시세와 전셋값 차이가 없는 ‘무갭’ 투자, 불과 수백만원 수준의 갭투자 거래 사례도 있었다.
지난 8월 3일 서북구 직산읍 ‘직산산호’ 전용 49㎡는 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2주 뒤 5000만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들였다. 쌍용동 ‘월봉청솔1단지’ 전용 50㎡는 지난 8월 8일 1억1200만원에 거래됐는데, 같은달 29일 1억6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쌍용동 ‘주공7단지3차’ 전용 39㎡는 지난 8월 8900만원에 팔렸는데 같은달 21일 7500만원에 전세 계약을 갱신했다. ‘주공7단지 2차’ 전용 41㎡는 지난달 12일 1억500만원에 직거래됐는데, 23일엔 85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5억원에 달하는 아파트임에도 불구, 갭이 1억원 이하인 사례도 있었다. 성성동 ‘천안레이크타운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7월 22일 4억8350만원에 손바뀜됐는데, 나흘 뒤 3억9500만원에 전세 계약을 갱신했다. 8850만원의 갭으로 새 집주인이 된 셈이다. 3억원대 아파트는 갭 5000만원 이하인 사례가 잇따랐다. 불당동 ‘대원칸타빌’ 전용 84㎡는 지난달 11일 3억2000만원에 매매 거래됐는데, 이틀 뒤 2억8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성성동 ‘천안레이크타운3차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8월 8일 3억7750만원(10층)에 팔렸는데, 같은달 말 3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갱신했다.
해당 지역이 비수도권 중 갭투자가 가장 활발한 것은 아파트값이 하락하며 전세가율은 올라 소액자본 투자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천안 서북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7.8로, 지난해 9월(104.9) 대비 7.1포인트 하락했다. 천안 서북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달 기준 76.12%로 전국 평균(65.84%) 대비 10%포인트(p)가량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천안이 지난 3월 신규 국가 첨단산업단지로 지정되고, 7월 디스플레이 특화단지로도 선정되며 매매 거래가 다소 활발해진 영향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북구 내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9월 290건까지 떨어진 바 있다. 올해 들어선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연속 600건을 웃돌았고, 7월 529건을 기록했다가 8월 605건으로 다시 600건대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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