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비용 600억↑·편익 1853억 늘어나
박상훈 경동엔지니어링 이사가 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안노선(강상면 종점) 비용-편익(B/C) 분석 결과 브리핑에 앞서 교통량 예측분석 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정부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과 관련해 양평군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대안 노선이 양평군 양서면을 종점으로 하는 예비타당성조사 노선(원안)보다 더 경제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앞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은 대안 노선으로 추진되며 김건희 여사 특혜 의혹이 빚어졌는데, 국정감사를 앞둔 국토교통부는 야당이 이 같은 결과를 신뢰하지 못한다면 제3자를 통해 검증하자고 제안했다.
6일 국토교통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비용 대비 편익(B/C) 분석 결과’에 따르면 종점구간별 B/C는 원안 노선이 0.73, 대안 노선이 0.83인 것으로 집계됐다. 원안보다 대안의 B/C가 13.7% 높은 것이다.
B/C 분석은 사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편익과 투입 비용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비교하는 평가 방식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경제성이 크다는 의미다. 통상 1.0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국토부는 노선별 사업비와 유지관리비를 합해 투입비용을 산출하고, 노선별 개통에 따라 절감되는 통행시간, 차량 운행 비용, 교통사고 비용 등을 합쳐 편익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안 노선의 종점인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일대 모습. 대안노선에 따르면 서울-양평고속도로는 이 일대에서 교각 위로 지나는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연결될 계획이었다. 교각 위 도로가 중부내륙고속도로이며 왼쪽은 남양평IC 방면, 오른쪽은 양평대교 방면. [연합] |
대안은 원안보다 약 2km 길어지고, 교량 및 터널 설치도 늘어나 비용은 3.6%(6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비에 개통 후 30년간 유지관리비를 더한 총 비용은 521억원 늘어난다. 그러나 대안의 늘어나는 비용에 비해 편익 증가분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대안이 원안 대비 편익이 17.3%(1853억원) 높았다. 편익 증가분은 대안이 일일 교통량을 22.5%(6078대) 더 소화함에 따른 것으로, 국토부는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서울을 오가는 교통 수요를 크게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교통체증 문제를 겪는 국도 6호선과 88번 지방도의 이용 차량 감소 효과도 대안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국토부는 그간 국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된 대안의 경제성 논란을 해소하고 향후 사업을 재개하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이번 B/C 분석을 수행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은 2년 전 예타를 통과한 원안 노선이 올해 5월 대안 노선으로 바뀌고, 대안 노선 종점인 강상면 일대에 김 여사 일가 땅이 있다는 점에서 특혜 의혹이 빚어졌다. 이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7월 고속도로 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이번 B/C 분석 결과는 검토 중인 대안을 기준으로 산출한 값이므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최적 노선이 결정된 이후 경제성 분석을 다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분석 결과에 대한 의심을 거두기 위해 국회에 제3자 검증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용욱 국토부 도로국장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과에 대해 자신 있다. 야당이 설계사 및 용역에 대한 불신이 있는 만큼 제3자를 통해 검증하면 된다는 생각”이라며 “국정감사에서 그 방식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국장은 사업 백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국감에 앞서 B/C 분석에 한해서만 우선적으로 타당성 조사 용역을 부분 재개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사업 중단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안되도록 해야죠"라고 답했다.
hw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