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월 가격보다 1억원 넘게 뛰어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투시도 |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부동산 경기가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과거 유찰된 보류지 가격을 올리는 단지가 등장하고 있다. 당시 가격이 비싸 유찰됐던 물건들을 1억원 이상 더 높은 가격에 내놓고 있는 것이다. 다만 단 기간에 상대적으로 많은 자금을 동원해야 하는 보류지 특성 등을 고려하면 일명 ‘완판’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로 다시 태어난 거여2-1지구 재개발 조합은 이달 11일 공고를 내고 보류지 7채에 대한 매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보류지 매물은 전용 84㎡ 6채와 전용 108㎡ 한 채다. 입찰기준 가격은 전용 84㎡의 경우 14억895만원~14억4000만원이며, 전용 108㎡은 15억7205만원이다.
조합이 처음 보류지 매각을 시작한 것은 올해 3월이다. 송파구 거여동에 위치한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은 총 17동, 최고 33층, 1945가구 대단지로 지난해 1월부터 입주가 이뤄졌다.
당시 조합은 이달 내놓은 가격과 동일하게 보류지 10채 매각을 시도했지만, 팔리지 않았다. 한달 뒤인 4월에는 7000만원 넘게 내린 가격에 재입찰을 진행했다. 당시 전용 84㎡가 13억3850만원에서 13억6800만원 사이였다. 하지만 이 역시 흥행에 실패하면서, 조합은 재차 가격을 내렸다. 이에 지난 5월에는 전용 84㎡ 가격이 12억7150만원~12억9960만원까지 떨어졌다. 전용 108㎡도 14억1877만원에 입찰 기준가가 형성됐다. 이 매각에서는 전용 84㎡ 한 채와 전용 108㎡ 두 채가 낙찰됐다. 가격을 내린 게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조합은 이달 공고에서 보류지 가격을 다시 3월로 원상복귀 시켰다. 3채가 팔렸던 지난 5월 가격보다 1억3000만원 가량 뛴 금액이다. 최근 실거래가보다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8월 13억7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조합 관계자는 “아파트 경기가 이전보다 좋아졌다고 판단돼 조합 내부 회의 끝에 보류지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송파구가 올해 다른 자치구에 비해 높은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을 기록한 것도 반영이 된 것으로 보인다. KB부동산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자치구 가운데 송파구(1.06%)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다만 보류지 특성상 고가로 책정될 경우 진입장벽이 높다고 평가된다. 보류지는 분양상황 변화에 유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합이 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인데, 계약과 중도금, 잔금 등을 60일 안에 치러야 해 단기간에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역시 최고가보다 소폭 낮은 수준에서 보류지 입찰기준가를 책정했으나, 총 27채 중 3채만 팔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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