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재매각 통한 시세차익 염두 관측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모습.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상가 보류지가 1차 매각 시도 만에 완판됐다. 1개 법인이 보류지 6개 호실 전체를 입찰가 대비 12억 가까이 웃돈을 얹어 낙찰받았다. 강남권 상가 수익률이 0%대를 기록하며 상가 시장 불황이 지속되는 양상이지만 래미안원베일리의 입지적 강점을 고려해 재매각을 통한 시세차익을 염두한 응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원베일리)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최근 상가 조합원들에 “래미안원베일리 근린생활시설(상가) 보류지 최고가 공개입찰 마감 결과 기준가격보다 높은 금액으로 보류지 6개 호실 전체가 완판됐다”고 공지했다.
앞서 조합은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지하1층~5층 각층마다 1개 호실 전용면적 21㎡~60㎡ 규모의 상가 보류지를 최저입찰가 8억6015만원~14억3240만원에 입찰을 진행했다. ▷지하 1층(전용 45㎡) 11억3345만원 ▷1층(전용 21㎡) 9억8510만원 ▷2층(전용 54㎡) 14억3240만원 ▷3층(전용 60㎡) 13억7210만원 ▷4층(전용 60㎡) 12억7465만원 ▷5층(전용 41㎡) 8억6015만원 등으로 층에 따라 3.3㎡당 7000만원 초반대~1억4000만원대다.
이렇듯 6개 호실의 최저 입찰가는 총 70억5785만원인데 총 3명(법인 포함)이 응찰해 최고가 82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조합이 매각에 나선 래미안원베일리 아파트 보류지가 1차 매각 당시 27가구 중 3가구 팔린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법인 한 곳이 보류지 6개 호실을 전부 낙찰받은 건 상가 임대차계약을 통한 수익을 얻기 위한 목적보다 상가 재매각을 통한 시세차익을 얻기에 투자가치가 높다고 평가한 것이란 해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에서도 워낙 입지가 좋은 곳이기 때문에 위치와 보류지 가격 자체만 보면 안 살 이유가 없다. 경기도 일대 상가도 3.3㎡당 1억원 이상 하는 곳이 다수”라며 “법인이 보류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게 나온 만큼 더 높은 가격에 재매각하기 위해 사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하 3층~지상 5층 규모 래미안원베일리 상가는 300여 개 호실로 구성돼 있다. 고속터미널역 인근에 위치하고, 2990가구 규모 래미안원베일리 단지 수요를 비롯해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자이 등 인접한 대단지 수요가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형 면적 상가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최고 1억1000만원 수준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4월 일반분양 당시 지하 1층 소형 상가가 최고 6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면적 및 가격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이런 가운데, 상가를 비롯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 소규모 상가 부동산의 투자수익률은 0.57%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1.61%) 대비 1.04%포인트 하락했다. 강남 일대는 논현역(1.08%)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0%대 수익률을 보였다. 강남대로 0.68%, 신사역 0.71%, 압구정 0.54%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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