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맥류... 언제 터질지 몰라 ‘머릿속 시한폭탄’으로 불려”.
-사전 발견해 치료하면 높은 완치율
강릉아산병원 뇌졸중센터장 양구현 교수 |
[헤럴드경제(강릉)=박정규 기자]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30대 여성 환자는 뇌동맥류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파열 전 수술을 통해 완치 상태로 퇴원했지만, 조금만 늦었어도 사망까지 이를 수 있었다.
평소 두통이 있었던 여성 환자는 이를 단순 증상으로 여겼다. 하지만 점점 심해지는 통증에 검사를 받게 되었고 극적으로 뇌동맥류를 발견해 치료를 진행한 것이다.
이렇게 비특이적 증상이나 검진으로 진단받고 치료를 받는 환자는 운이 좋은 상황이다. 보통 뇌동맥류는 파열 전 특별한 증상이 없다. 그래서 머릿속 ‘시한폭탄’이라고 불린다.
뇌동맥류란 혈관 벽 일부가 약한 경우나 미세한 균열이 생긴 경우에 비정상적으로 혈관이 꽈리 모양으로 부풀어 나온 것을 의미한다. 이는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구불구불한 뇌혈관 형태 중 벽이 얇은 부분에 혈압이 가해지면서 뇌동맥류가 생긴다.
뇌동맥류 자체는 매우 얇아서 부풀어 오르면 갑자기 터지며 뇌출혈을 유발한다. 이를 ‘지주막하 뇌출혈’이라 부르는데 순간 극심한 두통이 발생하고 구역, 구토를 동반한다. 출혈의 위치와 양에 따라 시력장애, 안구운동마비, 의식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파열된 뇌동맥류는 사망률이 50%를 선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초기 출혈 후 재출혈을 하는 경우에는 80%에 달하게 된다. 또한 치료를 받아 회복한다 해도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뇌동맥류를 보유한 환자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뇌동맥류로 수술받은 환자는 1만3226명으로 2016년 8527명보다 약 55% 증가했다. 뇌동맥류는 예방법이 없어, 빠른 발견과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뇌혈관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인 CTA(혈관조영 CT), MRI(자기공명영상), 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를 통해 터지기 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은 발생 및 파열의 위험을 높이므로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하다.
뇌동맥류 환자의 치료 전후 사진[강릉아산병원 제공] |
치료방법은 뇌동맥류의 크기, 모양, 위치 및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선택하게 된다. 머리를 열고 수술하는 개두술, 클립 결찰술, 뇌혈관 내부로 접근하는 코일 색전술이 있다. 각 방법에 장단점은 있지만, 치료의 수준이 계속 발전하고 있어 높은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엔 미용까지 고려해서 수술할 정도로 안전하게 치료를 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환자별 맞는 치료법으로 신속하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릉아산병원 뇌졸중센터장 양구현 교수는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 시한폭탄 타이머는 작동하고 있을지 모른다. 따라서 정기적인 뇌혈관 검사를 통한 빠른 발견과 치료가 필요하다”며, “갑자기 심한 두통이 발생하면 재빨리 응급실을 방문 해야 하며, 지속적인 두통이 있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한 번쯤 뇌혈관 전문가와 만나 상담해 보길 권한다”고 했다.
한편, 매년 10월 29일은 뇌졸중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갖기 위해 세계뇌졸중기구(WSO)에서 정한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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