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역한양수자인그라시엘 등 ‘전 가구 보상’ 요구도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 “의견 수렴중…포괄적 보상 검토”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한양수자인그라시엘’. [네이버지도 거리뷰 갈무리]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지난달 말 경전철 공사 영향으로 서울 동대문구 일부 아파트 저수조가 오염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약 한 달 여가 지났지만 피해를 입은 아파트 입주민들의 민원은 지속되는 모양새다. 동대문구 일대 5개 아파트가 모여 공동 대응을 논의하는가 하면 일부 입주민 사이에선 ‘전 가구 보상’ 요구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단지별 면담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가구별 보상뿐 아니라 포괄적 보상이 가능한 부분을 검토하는 등 피해 보상안 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한양수자인그라시엘’ 관리사무소는 이달 입주민에게 “수도사업소에 수차례 전화와 공문으로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으니 보상대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당시 피해를 입은 래미안허브리츠, 용두두산위브, 청량리역해링턴플레이스, e편한세상청계센트럴포레 등 아파트 관리소장과 회의를 열고 공동대응하기로 했으며, 피해보상 요구 및 책임자 면담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안내했다. 청량리역한양수자인그라시엘은 올해 6월 입주한 1152가구 규모 주상복합 아파트로 지난 8월 말 전용 84㎡ 분양권이 15억원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오후 2시께부터 오후 8시까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동, 제기동 등 일부 지역에서 혼탁한 수돗물이 공급돼 몇몇 아파트가 단수되는 불편을 겪었다. 동북선 경전철 공사 중 상수도관을 새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내부 유속이 빨라져 수도관 벽 안쪽에 붙어있던 물때와 침전물이 떨어져나가 수돗물 탁도가 높아졌고, 일부 아파트 저수조에 유입돼 청소를 위해 단수나 제한급수가 이뤄졌다. 상황은 당일 종료됐지만 저수조 청소 이전 오염물이 섞인 수돗물을 사용한 입주민들 사이에선 수도료, 필터 교체 비용, 생수 구입 비용 등 보상 관련 민원이 잦아들지 않는 양상이다.
이에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산하 동부수도사업소는 지난 9~10일 피해 단지에 손해배상 청구서 접수를 공지해 13일~17일까지 접수를 받았다. 사업소는 피해 접수를 위해 영수증 및 견적서, 인과관계 증빙 자료 첨부가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사고 발생 이후 기존에 민원이 들어왔던 부분과 별도로 피해 보상이 누락되는 부분이 없도록 지난주 단지별 손해배상 청구서 접수 안내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손해배상 절차에도 입주민 불만은 여전한 모습이다. 피해 단지 입주민 A씨는 “영수증이 있어야만 피해를 입은 것으로 인정해주는 것인가”라며 “필터를 안 쓰는 가구는 무엇으로 피해를 증빙해야하나”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입주민 B씨도 “여과없이 사용해서 피해를 입은 가구나 필터나 생수를 사용한 가구나 보상은 같아야 한다”며 “전 가구 보상이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민원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개별적 보상 외 전 가구의 일정기간 수도료를 보상하는 안을 고민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전 가구에 공통적으로 보상이 가능한 부분은 수도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민들 의견을 수렴하고 사업소와 기간을 정해 수도료를 보상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발생 이후 사업소 차원에서 피해 단지들을 방문해 면담을 진행하고 보상 관련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보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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