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59㎡ 최고 11억원대 달해
고분양가 추세 속 수요자들 혼란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최근 부동산 경기는 주춤하고 있지만 고금리,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상승 등에 분양가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국민 평형’(전용 84㎡) 10억원대는 기본이 되고, 입지가 좋은 곳에 위치한 나홀로 아파트(한동짜리 아파트)는 20평대도 11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분양된다.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분양가 수준을 놓고 설왕설래도 이어진다.
22일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 ‘어반클라쎄목동’ 모집 공고가 나왔다. 이 단지는 후분양 아파트로 내년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이달 29일 1순위 청약 접수, 내달 2일 2순위 접수가 이뤄질 예정이다. 해당 단지는 총 45가구로, 면적별 공급가는 ▷전용 37㎡ 4억8490만~7억3100만원 ▷전용 54㎡ 8억1530만~10억1020만원 ▷전용 59㎡ 8억7850만~11억7710만원이다.
프롭테크(정보기술을 부동산에 융합한 서비스) 플랫폼 호갱노노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양천구 신정동 평당가는 3769만원이다. 이 단지만 보면, 전용 59㎡ 기준 가장 비싼 1가구는 평당 분양가가 6000만원을 훌쩍 넘는 셈이다. 분양가가 8억~9억원대인 59A·59B 타입(총 24가구)은 인근 단지 실거래가 시세와 비슷하지만, 59C·59D 타입(총 2가구) 공급가인11억원대는 시세 대비 높다는 평도 나온다.
다만 서울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2호선 양천구청역이 가깝고, 인근 명문 학군·학원가를 고려하면 수용 가능한 수준이란 의견도 나온다. 최근 신정동은 인근 목동에서 대규모 재건축이 추진되며 덩달아 시세 상승 영향을 받아, 신축 분양가 또한 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자들 사이에선 이 아파트를 포함해 최근 수도권 단지 분양가를 놓고 설왕설래가 벌어지고 있다. 수도권에서 ‘84㎡ 분양가=10억원’이라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지만, 20평대도 10억원 안팎은 부담된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한 30대 청약 도전자는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계속 오르는 것을 보면 조급하다”면서도 “그러나 막상 당첨되면 중도금 대출 이자, 잔금 지급 부담 등 감당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입지, 인근 시세 대비 가격대를 고려했을 때 유리하면 ‘청약 불패’는 여전하다는 시각도 많다. 최근 1순위 마감된 성동구 ‘청계리버뷰자이’의 경우, 전용 59㎡ 분양가가 10억3440만~10억4290만원 수준이었다. 인근에 2015년 서울숲리버뷰자이 공급 이후 1000가구 넘는 대단지 공급이 없었고, 최근 높아진 분양가와 시세를 고려해 1만8000명에 가까운 청약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부동산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청약 도전자들은 분양가 수준을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고분양가 추세 속 가격 적정성을 더욱 잘 살펴봐야 한다. 통상 시세 대비 10% 이상 높은 수준까지 분양이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지방은 전용 84㎡ 기준 6억원대 분양가를 받아주는 지역도 부산, 광주 등 제한적”이라며 “수도권은 사정이 좀 낫겠지만, 옥석 가리기는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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