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등록세 지원·가전·가구 제공 등 쿠폰 활용
[당근 애플리케이션 갈무리]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최근 몇 년 새 오피스텔·아파트 등 주택사업자들의 분양 마케팅 활동 반경이 중고거래 플랫폼으로까지 확대된 양상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으로 미분양 적체 현상이 지속되자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당근’에서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당근을 통해 분양 주택을 홍보하는 건설사 및 시행사가 늘어나고 있다. 당근에 홍보 게시물을 올릴 뿐만 아니라 게시물을 보고 계약하는 수요자에게 각양각색의 쿠폰을 통해 혜택을 제공하는 식이다.
일례로 한 주택사업자는 서울의 한 아파트 분양 게시물을 통해 자사와 ‘단골’을 맺은 수요자에겐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오븐, 시스템에어컨 과 시스템수납장 등 가전·가구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올해 하반기 입주가 이뤄진 곳으로 미분양 소진을 위해 이같이 마케팅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다른 분양대행사는 아파트, 신축빌라, 오피스텔 등 홍보 게시물을 올리며 단골 추가 시 ‘취등록세 지원’, ‘500만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업체는 소개란에 ‘현장별로 당근 혜택 상이(최대 지원 약속)’ 등의 문구를 적어놓기도 했다.
당근 게시물을 보고 계약 시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하는 사례도 다수다. 몇 달 전 분양을 진행했지만 물량이 소진되지 못한 경기도의 한 아파트 사업자도 당근 쿠폰을 통해 상품권 지급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당근에선 펜션, 리조트,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빌라 등 부동산 분야에 관계없이 각양각색의 분양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 여의도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모습. [연합] |
주택사업자들이 당근을 통해 홍보에 나서게 된 건 당근이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률 1위로 자리잡으면서, 사업자들이 고려해야 할 홍보 채널 중 하나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 당근에 따르면 로컬 마케팅 채널인 ‘비즈프로필’ 이용 횟수는 올해 누적 16억건, 누적 이용자 수 2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홍보 채널로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당근을 비롯해 분양시장의 홍보 수단이 다양화되는 모양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인터넷 카페를 통한 홍보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분양업계 전문가는 “2~3년 전부터 당근을 통해 홍보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당근 외에도 정부 정책이 새롭게 발표되면 관련 내용을 분석해주는 오픈채팅방을 만들고 사람이 모이면 분양 현장을 소개하기도 한다. 또, 회원 수가 많은 부동산 카페에 글을 올리면서 댓글을 남긴 회원에게 분양 관련 쪽지를 보내는 등 마케팅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들어 전국의 미분양 물량은 분양 자체의 감소, 부동산 시장 회복세 등의 영향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늘어나 1만가구를 넘어섰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0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5만8299가구로 전월(5만9806가구)보다 2.5%(1507가구) 감소했다. 올해 2월 약 7만5000가구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감소세를 보인 결과다. 반면 준공 후 미분양은 10월 1만224가구로 전월(9513가구) 대비 7.5%(711가구)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이 1만가구를 넘어선 건 2021년 2월(1만779가구)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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