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가 여력 없으면 다른 공공기관이 참여해야”
“서울 집값 폭등…가까운 곳에 새 아파트 즉시 공급”
김헌동 SH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경기도에 사업지를 지정해주면 5000가구가 아니라 5만 가구도 공급할 수 있습니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은 26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SH공사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 사장은 국토교통부에 경기 지역 3기 신도시 개발권을 달라고 여러 차례 건의한 바 있다. 그러나 국토부가 “본연의 책무(서울 시내 주택공급)를 먼저 다해야 한다”며 선을 긋자 개발 참여 의지를 재차 강조하며 정면 반박한 것이다. 3기 신도시의 개발 주체를 두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정면 충돌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사장은 SH가 3기 신도시 개발에 참여할 경우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이 속도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 집값이 급격하게 폭등해 서울과 가까운 곳에 새 아파트를 빠른 시간 내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라며 “경험과 자본, 능력을 갖춘 SH가 참여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국토부가 지적한 SH의 올해 서울 내 5000가구 공급 목표 미달과 관련해서는 “서울에 1만 가구까지 공급하고 싶지만 임대주택을 지을 만한 택지가 없다”며 “이 물량을 달성하기 위해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 사업지를 지정해달라고 했고, 5000가구가 아니라 5만 가구도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박로명 기자] |
그는 지난 10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울시 택지개발사업을 독점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LH가 강남구 수서지구와 자곡지구, 서초구 우면지구, 중랑구 양원지구, 노원구 탄릉지구까지 서울시 택지개발사업을 도맡아왔다”며 “SH는 지난 10년간 서초구 성뒤마을 정도만 개발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LH가 3기 신도시 개발의 80%를 담당하는 상황에서 여력이 없으면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다른 공공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SH가 개발에 참여하면 경기도 지역에 싸고 좋은 반값 아파트를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고,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이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해 10조원 가량을 동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SH가 가진 아파트 10만채 가격을 합치면 70조원에 이른다”며 “현재 부채 비율이 180%인데 아파트 임대보증금 받은 거 하고 아파트 짓는 데 들어간 주택기금 쓴 거 외에는 부채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년에 올해보다 더 많은 주택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사장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올해 분양했던 1500~2000가구보다더 많은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인허가 문제로 사전청약이 지연된 서초 성뒤마을의 경우 “내년 상반기 분양을 목표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