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어류 최초로 인간 활동 때문에 멸종한 자바가오리 [사진 Edda Aßel, Museum für Naturkunde Berlin] |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동물은, 바로 인간이다.”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지구 상에 그 어떤 동물도 다른 생명체를 멸종시키진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계속 멸종시키고 있다. 그리고 최근 또 하나의 생명체를 멸종시켰다.
바로 자바가오리(Urolophus javanicus)다. 해양 어류 중 최초로 인간 활동으로 절멸한 어류로 기록됐다.
자바가오리의 이야기는 1862년까지 거슬러 간다. 독일의 박물학자 에두아르트 폰 마르텐스(Eduard von Martens)는 당시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 자바 섬 내 수산시장에서 신기하게 생긴 가오리를 발견한다. 당시 인도네시아에서 식용으로 인기를 끄는 어종이었다고 한다. 자바가오리가 학계에 알려진 계기다. 그리고 그는 이 가오리를 ‘자바가오리’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160년 넘게 지난 작년 12월, 세계자연보전연맹(이하 IUCN)은 적색목록을 갱신하면서 자바가오리는 멸종된 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를 연구한 호주 찰스다윈대학교(CDU) 연구원들은 특히 자바가오리가 해양 어류 최초로 인간 활동으로 인해 절멸했다고 발표했다.
학자들은 자바가오리를 확인하고자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전수조사를 진행했지만,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줄리아 콘스탄스 수석 평가원은 이와 관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멸종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다면 자바가오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바가오리는 무분별한 남획으로 멸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콘스탄스 평가원은 “자바가오리의 서식지로 추정된 자카르타만이 산업화가 심해 서식지의 황폐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어부들의 도움으로 20년 넘게 추적하기도 했지만, 결국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노랑가오리인 카이 노랑가오리도 현재 멸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1874년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로 기록된 게 없다. 다만 수심 236m 가량 심해에서 발견됐던 만큼 아직 깊은 바다에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다.
바티노무스 튀김요리 사진 |
작년엔 대만에서 심해등각류를 재료로 만든 라면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바티노무스(Giant isopod)로, 깊은 바다에 서식하고, 죽은 물고기나 오징어 등을 먹으며 바다를 청소하기 때문에 ‘바다의 청소부’라고도 불린다.
심해생물이기 때문에 개체수, 종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인류는 이 생물을 잡아서 먹기 시작했다.
라면 요리 [식당 페이스북] |
인간의 잔인함은 양식 과정에서도 예외가 없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에 따르면, 양식장에 갇힌 암컷 새우는 칼날로 한쪽 또는 양쪽 눈을 절단한다.
새우 눈엔 적절하지 않는 환경에선 알을 낳지 않도록 하는 번식 억제 호르몬이 나온다. 눈을 제거해 이 호르몬을 차단, 비좁은 양식장에서도 번식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는 동남아 뿐 아니라 호주, 중남미 등 새우 양식장에선 널리 자리잡은 관행이다.
새우 눈을 자르는 이미지 [유엔 식량 농업 기구] |
멸종시키고 잡아먹고 눈을 없애고, 해양생물에 대하는 인류의 한 단편이다.
해양 생태계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의 알리 타브리지 감독은 작년 제3회 H.eco포럼에 참석, 해양 생태계 파괴의 간단하고 확실한 해법이 있다고 단언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은 그냥 바다를 내버려두는 것이다. 그럼 바다는 알아서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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