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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빨래 못하겠어요” 대신 해주는데 심지어 ‘공짜’…일회용 쓰레기까지 줄인 ‘이 도시’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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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기저귀 값도 아끼는데 환경에도 좋으니 많이 사용하면 좋겠어요” “진입장벽이 높아서 별로 안 쓸 줄 알았는데…생각보다 너무 편했어요”

천 기저귀 지원 사업을 이용한 양육자들의 후기다. 천 기저귀의 강점은 명확하다. 아기 피부에 부담이 덜하고, 세탁하면 계속 재사용할 수 있어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천 기저귀의 문턱은 높다. 아기 배설물을 털어내고 손빨래와 삶기까지 하자니, 쓰기 바로 버릴 수 있는 일회용 기저귀에 밀리기 일쑤다.

늘 새 천 기저귀만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헌 기저귀를 걷어서 대신 빨아주고 가져다까지 주는데, 심지어 무료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료로 천 기저귀를 공급해주는 곳, 바로 전주시의 ‘보드레 천 기저귀 사업단’이다.

전주지역자활센터 ‘보드레 천 기저귀 사업단’에서 공급 및 수거, 세탁하는 천 기저귀들 [전북 블로그]

전주시에서 0~24개월 영유아가 있는 가정이라면 누구나 천 기저귀 지원 사업을 신청할 수 있다. 필요한 기저귀 갯수와 수령 시간대를 정하면 평일 매일 같은 시간 깨끗한 새 기저귀를 가져다 준다. 사용한 기저귀는 함께 받은 전용 수거함에 담아 문 앞에 내놓으면 된다.

사용한 기저귀들은 소변용과 대변용으로 나누어 애벌 세탁을 한다. 이후 85도 이상 고온 스팀으로 살균 세탁까지 한다. 매일 기저귀를 푹푹 삶는 셈이다.

아기들마다 전용 기저귀들을 만들어주는 점도 특징이다. 신청한 기저귀 장수에 맞춰 알파벳과 숫자로 된 아기의 고유 번호를 자수로 새겨, 아기들끼리 기저귀가 섞이지 않도록 한다.

기저귀 쓰레기 [엑스(옛 트위터) 캡처]

아기들이 사용하는 기저귀 쓰레기는 어마어마하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25개월 이하 아기가 하루에 쓰는 기저귀는 평균 5.8개다. 일회용을 쓴다면 기저귀를 뗄 때까지 3000~4000개의 기저귀를 버리게 되는 셈이다.

일회용 기저귀는 목재 펄프와 고흡수성 수지 등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기저귀는 배설물이 묻는 만큼 재활용할 수 없다.

전세계적으로 해마다 생산되는 일회용 기저귀는 1670억개, 이 중 384억t의 기저귀는 매립장으로 향한다. 매립된 기저귀들이 썩는 데 100년 안팎이 소요된다. 일회용 기저귀가 썩는 동안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훨씬 강한 메탄이 발생한다. 소각하면 발암 물질인 다이옥신이 나온다.

전주지역자활센터 ‘보드레 천 기저귀 사업단’에서 사용한 기저귀를 세탁하고 있다. [전북 블로그]

반면 천 기저귀는 한 장을 200회 가량, 헤질 때까지 계속 쓸 수 있다. 버린다고 해도 면 소재라 분해가 잘된다.

보드레 천 기저귀 사업단의 경우 기저귀들은 6개월에서 1년 정도까지 사용한다. 다 쓴 기저귀도 바로 버리지 않고, 걸레 등 다른 용도로 또 사용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천 기저귀를 사용한 아기들은 전주 시내에 월 평균 200명 가량이다. 이 지역에서 아기 350명이 천 기저귀를 쓰면 쓰레기 775t,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858t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천 기저귀 지원 사업은 2015년 전주지역자활센터에서 처음 시작됐다. 월 2만~4만원을 부담하면 천 기저귀의 공급과 수거, 세탁을 대행했다.

지난해부터 전주시에서 나서면서 전면 무료가 됐다. 심지어 1년 내리 천 기저귀를 사용하면 환경 인센티브 10만원을 지급한다. 전주시 보건소 관계자는 “양육자들의 월 이용료를 시 예산으로 부담하고, 이외 기저귀 교체 등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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