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 사장에 협업 제안
GTAA 합작법인도 주도적 역할
최태원 SK 회장과 노태문 삼성전자 MX부문 사업부장(사장)이 26일(현지시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삼성) 따로 만나자.” (최태원 SK 회장) ▶관련기사 10·11면
SK와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동맹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세계 AI 빅테크 기업에 맞서기 위해 최태원 SK 회장이 삼성전자에 손을 내밀었다. 세계 최초 AI 스마트폰을 출시한 삼성전자와 국내 최고의 AI 기술 기반을 갖고 있는 SK텔레콤의 동맹이 구체화 될 지 초미의 관심사다.
최 회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가 개막한 지난 26일(현지시간) 첫 공개 행보로 삼성전자 전시관부터 찾았다. 최 회장은 노태문 삼성전자 MX부문 사업부장(사장)을 만나 “따로 한번 더 만나자”고 AI 협업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SK텔레콤 부스에서 텔코 AI 얼라이언스(글로벌 통신사 AI 협업)를 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유영상 SK텔레콤 사장과 조금 더 논의 드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유 사장은 노 사장에게 “다음 달에 바로 얘기하자”고 말을 보탰다. 이에 노 사장 역시 “잘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당장 다음 달부터 SK텔레콤과 삼성전자의 AI 관련 협력 논의가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특히, 세계 첫 AI폰 등 ‘온디바이스 AI’ 분야에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의 AI 기술력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삼성 ‘갤럭시 S24’의 ‘실시간 통역’ 기술을 시연하는 과정에서 최 회장은 “갤럭시 S24를 쓰고 있다”며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텔레콤 전시관을 둘러본 최 회장은 AI 기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SK그룹은 ICT는 물론 에너지 기업 등도 AI와 관련 솔루션을 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며 “거의 모든 회사들이 다 AI에 관계된 것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번 MWC에서 글로벌 통신사 대표들과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최 회장의 주재로 SK텔레콤, 도이치텔레콤, 이앤(e&)그룹, 싱텔그룹, 소프트뱅크 5개사는 AI 거대언어모델(LLM)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해 합작법인 설립에 나섰다.
이번 협력으로 SK텔레콤은 전 세계 약 13억명의 고객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도이치텔레콤은 유럽과 미국에서 약 2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앤 그룹은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입자가 1억7000만명에 달하고 싱텔그룹과 소프트뱅크는 각각 7억7000만명, 4000만명에 이른다.
5개사는 GTAA 확대를 위해 ‘글로벌 텔코 AI 라운드테이블(GTAR)’ 행사를 지속 개최할 계획이다.
바르셀로나(스페인)=권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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