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대비 차익 없는 무피·마피 잇따라
다만 강남권서는 수십억원대 프리미엄도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에 입주·분양권 거래가 주춤한 가운데, 서울 내 지역·단지마다 분위기는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신축인데도 일부 단지는 수억원의 웃돈이 붙은 반면, 이른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거래만 이뤄진 단지도 있었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입주·분양권은 26건(직거래, 해제 거래 제외)에 그쳤다. 서울 내 입주·분양권은 지난해 2분기 177건, 3분기 144건, 4분기 60건으로 3분기 연속 감소했는데, 3월에 크게 늘지 않는한 4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일 수 있다.
거래 자체가 주춤한 가운데 마피·무피(無 프리미엄) 거래도 잇따랐다.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 전용 59㎡ 분양가는 6억8530만~7억5230만원인데, 올해 들어 해당 평형 입주권은 6억8903만원, 6억7195만원에 각각 팔렸다. 강북구 미아동 ‘한화 포레나 미아’ 전용 59㎡ 입주권은 8억4318만원에 팔려, 분양가(7억7584만~8억3210만원) 대비 무피를 간신히 면했다.
특히 직거래로 신고된 분양권 거래는 분양가 대비 가격이 수억원씩 낮았다. 다만 이 같은 직거래는 양도소득세 등을 아끼기 위한 ‘다운계약’ 등 편법거래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 2월 서울시 중구 묵정동에 들어선 도시형 생활주택 ‘힐스테이트남산’ 전용 39㎡ 분양권은 6억8600만원에 직거래됐다. 해당 평형 분양가는 7억230만~7억1680만원 사이인데, 분양가보다 약 2000만원 낮은 가격에 거래된 셈이다. 지난 1월 동대문구 답십리동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 전용 59㎡ 입주권은 6억717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8억2200만~9억2200만원)와 비교하면 최소 2억원 이상 낮은 셈이다.
반면 강남권 대단지에선 수억원은 물론 수십억원의 웃돈이 붙은 입주·분양권 거래가 잇따랐다. 올해 들어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 132㎡는 49억원에 입주권이 거래됐는데, 해당 평형 분양가는 21억6656만~23억8316만원이었다. 최소 24억여원의 프리미엄이 더해진 셈이다. 다만 소형 평형인 전용 34㎡ 분양권은 7억4881만원에 거래돼, 분양가(6억3363만~7억519만원) 대비 차익은 수천만원 수준에 그쳤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 84㎡ 입주권은 올해 최고 19억1132만원에 팔렸다. 해당 평형 분양가는 12억3600만~13억2040만원이었는데, 6억원 이상 웃돈이 붙은 가격에도 팔린 것이다. 강동구 길동 ‘강동 헤리티지 자이’ 전용 59㎡ 입주권은 9억9000만원에 거래됐는데, 분양가(6억5485만~7억7500만원)와 비교하면 2억여원 이상 프리미엄이 얹어졌다.
이 같은 입주·분양권 거래 양극화는 주변 시세, 분양가 상한제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분양권 가격은 보통 집값과 함께 형성되므로 수요자 선호 지역, 분양가 상한제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히 분양된 곳일수록 프리미엄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분양권 거래가 확 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준석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실거주 의무 3년 유예 등 상황은 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지 않는한 급격히 활성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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