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틀 만에 실거래가시스템서 자취 감춰
가족·지인간 거래 추정…전세는 모니터링 제외
서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아파트 전경.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서울 송파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매매가보다 높은 가격의 전세계약이 체결돼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4억 후반대를 기록하던 전셋값이 9억 중반대로 뛰자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은 ‘가족·지인간 계약으로 추정되는 이상거래’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해당 거래가 불과 며칠 새 자취를 감춰 그 배경에 의문이 더해진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6864가구 규모 대단지 ‘파크리오’는 전용 35㎡ 매물이 지난달 7일 보증금 9억5300만원에 2년 전세계약을 맺었다. 해당 단지 같은 타입 전세 시세는 4억2000만원~4억9000만원(KB부동산 기준) 수준으로 시세 대비 2배 넘는 가격이다.
앞서 같은 타입 전세 매물은 지난달 1일 보증금 4억7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불과 6일 새 전세 거래가가 4억8000만원 오른 것이다. 이는 전용 35㎡의 매매 시세인 8억 중반대~9억 중반대를 넘어섰다.
이처럼 급등한 전세 실거래가에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는 ‘가족·지인간 거래가 아니고선 설명이 안 되는 가격’이라고 전했다. 파크리오를 주로 중개하는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 A씨는 “보통 전용 35㎡ 전세가 4억5000만원 정도인데 9억원대에 계약을 맺었다는 건 이상거래”라며 “무슨 사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가족이거나 지인간 거래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합법을 가장한 증여일 수도 있고 어떤 방법인지는 모르겠으나 비정상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올라온 서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35㎡ 보증금 9억5300만원 전세 계약. 다만 2일 기준 시스템에서 해당 거래는 자취를 감췄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캡처] |
그러나 지난달 29일까지만 해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올라와 있던 해당 거래는 이날 기준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여전히 아실을 비롯한 부동산 실거래가 정보 플랫폼 등에는 최고가 전세거래로 남아있다. 불과 이틀 새 거래가 사라져 의문점이 더해진다.
그러나 파크리오 전세 계약 사례는 정부의 모니터링 대상에서 빠져있다. 매매의 경우 시세 대비 월등히 높은 가격 또는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거래 의심 사례는 조사에 착수하지만 전월세 등 임대차 계약은 아직 모니터링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 시장 거래상황 분석 및 모니터링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국토부 부동산소비자보호기획단 관계자는 “부동산소비자보호기획단에선 매매 실거래에 한해서 모니터링 했을 때 이상거래라고 판단되는 경우 정밀조사를 실시한다”며 “전월세 신고제가 시행되면서 전세사기피해지원단에서 매매 실거래처럼 임대차도 검증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세사기피해지원단이 모니터링 및 정밀조사하는 임대차 계약 이상거래 의심 사례들은 ‘전세사기 여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 전세사기피해지원단 관계자는 “모니터링 관련 예산이 포함되면서 전반적 임대차 계약을 살펴보려고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계약을 전부 살펴보긴 하지만 조직명도 전세사기피해지원단인 만큼 전세사기에 포커싱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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