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직구 플랫폼 사용자 ‘역대 최고’
네이버 커머스 점유율 하락 우려
테무(왼쪽)와 네이버 쇼핑에 입점한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풍선개 모양 열쇠고리. 모양은 흡사하지만 가격은 23배나 차이가 난다. |
“네이버도 안심 못한다.”
중국 직구 플랫폼의 공습이 네이버까지 위협하고 있다. 가품 판매 논란 등의 우려에도 압도적인 ‘초저가’로 소비자들이 중국 플랫폼에 몰리고 있다. 국내 유통 플랫폼뿐 아니라 최대 실적을 이어가던 네이버에도 긴장감이 맴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커머스 부문이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IT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직구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은 올해 2월 사용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국내 안드로이드·iOS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알리의 2월 사용자는 818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0% 증가했다. 테무는 출시 8개월 만에 581만명을 기록했고, 쉬인은 전년 동월 대비 3배 늘어난 68만명으로 조사됐다.
알리는 지난해 가장 많이 성장한 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사용자가 707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1만명 증가했다. 테무는 같은 기간 354만명 증가해 그 뒤를 이었다.
해당 플랫폼이 내건 것은 ‘초저가’다. 유통 과정을 대폭 줄여 국내 판매자에 비해 반값 이상 저렴하게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들쑥날쑥한 배송 기간과 가품,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도 시장점유율이 지속 증가하는 이유다. 풍선개 모양의 열쇠고리의 경우 네이버에서는 1만4800원인 반면, 테무에서는 유사 제품이 639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커머스 부문 매출이 승승장구하던 네이버마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네이버의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어난 2조5370억원을 기록했는데, 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한 6605억원으로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중국 플랫폼의 공세로 네이버의 e-커머스시장 점유율이 감소할 경우 광고 매출 역시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쇼핑의 트래픽과 시장점유율 감소는 네이버 광고의 노출 감소, 판매 업체의 네이버 광고 의존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광고 업황의 더딘 회복, e-커머스시장의 성장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직구 플랫폼이라는 변수가 추가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네이버는 중국 직구 플랫폼이 광고 집행 또한 늘리고 있는 만큼, 전략적 파트너로서 매출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월에 있었던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 쇼핑 모델은 광고 중심이고 어그리게이터(제품·서비스 통합 제공)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국 직구 플랫폼은 경쟁 상대일 뿐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중국 직구 플랫폼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의 소비자 보호 의무 위반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알리코리아는 알리가 설립한 국내 법인이다. 더불어 7일에는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관세청 등이 참여하는 ‘해외직구 종합대책 TF’를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월부터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비롯해 정보의 국외 이전 절차, 안전 조치 의무 이행 여부 등 점검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위반사항이 확인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다.
권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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