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사진, 네이버] |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싸다고 해서 덥썩 19만원에 샀다”
“난 20만원이다”
국민 포털 네이버가 믿기 힘든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가 부양을 위한 네이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네이버 주식을 가지고 있는 개인투자자가 100만명에 달해, 성토의 목소리가 더욱 클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네이버는 연일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며 18만원마저 위태롭다. 20만원이 무너지자, 개인투자자들은 저점 매수 기회로 판단 네이버 주식을 ‘폭풍 쇼핑’했다. 하지만 19만원마저 깨지면서 바닥을 뚫고 내려가는 상황이다.
네이버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큰 손실을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네이버에 투자한 15만5315명(NH투자증권 15일 기준) 중 98.77%가 손실을 보고 있다. 평균 손실률은 30.94%에 달한다. 평균 단가는 29만3591원이다.
주가가 20만원 밑으로 떨어지자 개인은 90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최근 한달간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이 네이버다. 개인 순매수 2위를 차지한 삼성전자 순매수액 7772억원을 훨씬 뛰어넘는다.
올해 네이버의 개인 순매수 규모는 1조1490억원에 달한다. 개인이 1조원 넘게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유일하다. 주식을 산 사람들은 모두 손실을 보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
“바닥인줄 알았는데, 바닥이 아니다” “역대급 개미 소굴이 열렸다” “결국은 크게 손해 보고 팔았다” 등 다양한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추락, 주주들은 “믿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가 더욱 폭락하자, 네이버도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취임후 주주가치 제고와 함께 주가 상승을 자신했다. 하지만 주가는 최 대표 취임 당시와 비교해 무려 40%가까이 더 떨어진 상태다
최 대표는 지난해 주주들에게 “네이버 경영진의 보상 체계에 있어 주주 이익과의 연계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며 “네이버 주가가 저조한 성과를 면치 못하면서 저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에게 지급된 장기주식보상은 0원이었다”고 했다.
최 대표의 급여(보수)의 45% 이상은 네이버 주가 상승률과 연동된 성과급이다. 주가가 올라야 급여가 늘어난다. 최 대표는 지난해 13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하지만 주가 폭락으로 장기성과급은 한푼도 받지 못했다.
네이버 사옥 [사진, 네이버] |
네이버의 주가가 이렇게 폭락한 것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국내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커머스 부문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탓이다. 쿠팡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중국 플랫폼 부상 악재를 반영해 네이버 목표주가를 31만원에서 26만원으로 내렸다.
일각에서는 시장의 우려가 지나치다며 네이버의 이익 개선과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매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플랫폼들의 악영향도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관건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발표될 커머스 관련 수익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중국 직구 플랫폼의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는 것이 확인되면 주가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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