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 사진. [헤럴드경제 DB] |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 맥북을 사용하는 직장인 박모(30) 씨는 최근 등기부등본을 발급 받기 위해 인터넷등기소를 이용하다가 노트북을 덮어버렸다. 직접 열람하거나 발급을 원하는 경우에는 윈도우를 이용하거나 메일을 통해서 열람할 수 있다고 안내를 받았기 때문이다. 결국 박 씨는 등기부등본 온라인 열람을 포기했다. 박 씨는 “서류 발급 편의성 개선이 너무 더디다보니 맥북으로 공공 서비스 이용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등기소의 미비로, 맥북 이용자의 불편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열람 및 발급이 복잡할 뿐 아니라 심지어는 직접 등기소에 방문하는 편이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노후화된 인터넷등기소의 운영 시스템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박 씨의 사례처럼 여전히 국내 맥북 이용자의 불편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얼마 전까지 맥북의 가장 큰 방해물로 꼽혔던 액티브X(객체 지향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가 사라진 뒤에도 이용자의 불편은 지속되고 있다. 일부 공공 서비스는 여전히 맥 OS(mac OS) 환경에서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맥 os로 인터넷등기소 이용 시 대체 열람 방법을 설명하는 안내문. [독자제공] |
등기부등본을 발급하는 법원의 인터넷등기소가 대표적이다. 맥 OS로는 등기부등본 열람이 불가능하다. 인터넷 등기소에서는 대체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전자우편과 팩스를 통해 열람용 등기사항증명서를 받거나, 직접 열람을 원하는 경우에는 윈도우 운영체제를 이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발급은 더욱 복잡하다. '대체 발급'을 통해서 우체국 택배로 발급 받거나, 타인(본인) 발급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고가의 맥북도 등기부등본 앞에선 무용지물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발급 절차가 복잡하다보니 방문이 낫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인터넷등기소 관계자는 “워낙 복잡하다보니 문의를 하는 이용자에게는 방문이 간단하고 빠른 편이라고 안내한다”고 말했다.
맥 os의 대체 열람, 대체 발급 안내문. [인터넷등기소 캡처] |
맥 os를 통해 인터넷등기소를 이용하는 데 불편을 겪는 큰 이유는 10년 넘게 개선되지 않은 노후 서비스 때문이다. 법원 관계자는 “인터넷등기소 전자시스템이 10년 이상된 노후 시스템”이라며 “내년 중 대대적 개편을 통해 차세대 서비스 도입을 예정하고 있다. 모든 이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디바이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액티브X가 맥북의 큰 장애물이었는데, 최근에는 범용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긴 했다”면서도 “아직도 맥 os로 이용이 어려운 서비스가 있다면 과거 ‘액티브X’처럼 장애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류 발급의 불편함을 아예 없애겠다는 정부 논의도 시작됐다. 정부 공공서비스의 디지털화를 주도하고 있는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디플정)의 고진 위원장은 2026년 공공서비스 발급 서류 제로화를 공언하기도 했다. 디플정은 국민 또는 이용자가 직접 서류를 발급 받을 필요 없이, 부처 간 해결 할 수 있는 편리한 공공서비스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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