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비롯 강북 지역 감소폭 두드러져
봄 이사철·보증금 5억 이하 지역 쏠림 현상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매물. [연합]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45주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서 전세 매물 감소세가 두드러지며 가격을 더욱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특히 서대문구는 연초 대비 매물이 30% 가까이 줄어드는가 하면 은평구·중랑구·도봉구 등 서울 내에서 상대적으로 평균 전셋값이 낮은 강북 지역의 매물 감소폭이 컸다. 봄 이사철 영향과 신생아특례전세자금대출 시행,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에 따른 매매 수요 전환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3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량은 지난 28일 기준 3만1884건으로 두 달 전(3만4837건) 대비 8.5% 줄었다.
자치구 기준으로 살펴보면 특히 서대문구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날 기준 아파트 전세 매물이 462건인데 1월 말(653건) 대비 29.3%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구는 474건에서 365건으로 23%, 금천구는 312건에서 251건으로 19.6% 감소했다.
강북 일대 지역 중 은평구는 15.7%(773건→652건), 중랑구 13.6%(516건→446건), 성북구 12.8%(913건→797건) 등으로 10% 이상의 감소폭을 보였다.
이같이 전세 매물이 연초 대비 급감한 건 전세사기로 인한 빌라 기피 현상이 여전한 데다 봄 이사철이 맞물려 아파트 전세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신혼부부, 학군 수요 등 시기적인 특성에 따라 아파트 전세 매물이 서울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일부 지역에서 매매가격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전세 매물 감소 요인이 됐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요즘 매매도 조금씩은 회복이 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전세 내놓은 집주인이 매매로 돌아서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더욱이 지난 1월 말부터 신생아특례전세자금대출이 풀린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신생아특례전세자금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이내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를 대상으로 전용면적 85㎡ 이하이면서 수도권 기준 임차보증금 5억원 이하면 최저 1%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제도다. 서울 내 보증금 5억원 이하 매물이 있는 지역들로 수요가 쏠렸다는 분석이다. 서대문구를 비롯해 강북 지역 매물 감소폭이 큰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김 소장은 “보증금 5억원 이하 전세는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찾기 어렵기 때문에 그 외 지역들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서울 강북14개구 아파트 전세평균가격은 4억9610만원이었다. 강남11개구 아파트 전세평균가격 6억8254만원 대비 2억원 가까이 낮다.
이에 따라 서울 내 5억원 이하 전세 거래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다. 2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지난 14일 기준) 8531건 중 보증금 5억원 이하 아파트는 4702건으로 절반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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