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광고 영상 갈무리 [요기요 공식 유튜브]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다 배달비 공짜면 굳이 돈 낼 이유가 없다” (직장인 A씨)
배달 업계에 불 붙은 ‘무료 배달’ 경쟁으로 만년 2위였던 요기요가 궁지에 몰렸다. 무료 배달을 앞세운 쿠팡이츠가 무서운 기세로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급기야 요기요는 쿠팡이츠에 2위 자리까지 내줬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까지 무료 배달에 동참하면서 요기요는 비상이다. 월 4900원인 구독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2900원으로 낮추는 프로모션을 꺼냈지만, 무료 배달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요기요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은 2126만명, 쿠팡이츠 649만명, 요기요 598만명으로 쿠팡이츠는 출시 이후 최초로 배달앱 사용자수 2위에 올라섰다.
쿠팡이츠 TV 광고 중 일부. [쿠팡이츠 유튜브] |
쿠팡이츠의 약진은 지난해 4월 와우 멤버십 회원 대상 ‘10% 할인혜택’ 도입부터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이츠의 MAU는 전년 동기 대비 360만명 늘어난 반면 요기요는 201만명 줄었다. 배달의민족은 196만명 증가했다.
쿠팡이츠와 요기요 모두 멤버십 구독 모델을 택하고 있는데 혜택 면에서 요기요가 밀린 것이다. 쿠팡이츠는 월 4900원인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면, 로켓배송·로켓프레시·쿠팡플레이 혜택에 더해 배달주문비를 할인해 왔다. 요기요는 월 4900원 요기패스 X 가입 시 무료배달, 가격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3월 말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혜택을 도입하면서 요기요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 26일 일부 회원부터 수도권, 광역시, 충청·강원·경상·전라도 주요 지역, 제주도 제주시 등에서 무료배달을 시작했다. 지난 1일부터는 전 회원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오토바이가 늘어선 모습. [연합] |
배민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배민은 쿠팡이츠, 요기요와 달리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에게도 무료 배달 혜택을 제공한다. 수도권에서 주문한 고객은 기존 10% 할인쿠폰과 무료 배달 중 혜택을 선택할 수 있다.
반면, 요기요의 대응은 월 구독료를 4900원에서 2900원으로 한시 인하하는 데 그쳤다. 쿠팡 와우 멤버십에 비하면 적은 가격이지만, 로켓배송·쿠팡플레이 등과 연계된 쿠팡 멤버십 혜택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요기요는 배민, 쿠팡이츠에 비해 자금 여력도 크지 않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은 영업이익 65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7000억원에 달하는 배민과 3년간 3조원 투자를 내건 쿠팡과 비교하면 출혈경쟁을 감당하긴 어려울 것으로 풀이된다.
eyr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