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계획변경안은 보안 중
정릉골 재개발 포스코이앤씨 조감도[사진=포스코이앤씨 제공] |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서울시내 대표 달동네들이 재개발 인가 9부능선을 속속 넘고있는 가운데 성북구 정릉골도 올 상반기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아직 정비계획변경이 확정되지 않아 개발 방향을 두고 조합원들 사이 설왕설래도 이어지는 중이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성북구 정릉동 757번지 일대를 재개발하는 정릉골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내주 대의원회를 열고 이주계획 수립 등을 승인할 예정이다. 조합은 이르면 6월께 이주를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이주를 앞두고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조합이 추진하고 있는 정비계획변경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서울시 조례에 의거해 총회에서 조합원 의결을 통해 입안권자에게 정비계획 입안을 제안했고 관계부서와 협의 절차를 바탕으로 정비계획 보완이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앞서 정릉골재개발 조합은 지난해 5월 정비계획변경안 등을 안건으로 하는 총회를 개최했고 조합원 70% 이상 찬성으로 해당 안건들을 통과시켰다. 기존 타운하우스로 설계된 사업지를 종상향을 통해 소규모 공동주택으로 바꾸고 청년 임대주택 등을 기부채납 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당시 조합은 “소규모 단지를 일정 규모 이상의 단지로 통합해 주거단지의 효율적 공간 계획을 가능토록 하고 단지 내 세대 수 증가를 통해 사업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조합원들은 이에 극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타운하우스로 개발한다고 해서 매수했는데 정비계획을 변경한다고 하니 당황스럽다”면서 “단지 가치를 위해서 기존 계획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비계획변경안이 보완 절차를 거치고 있는 관계로, 정릉골 관리처분계획인가는 타운하우스로 난 상황이다. 당초 개발 계획에 따르면 정릉골은 4층 높이, 8개 단지, 1411가구 타운하우스가 만들어질 계획이었다. 시공은 포스코이앤씨가 맡았으며 단지명은 ‘르테라스757’로 제안됐다. 착공 예정은 올해 9월 말이지만, 정비계획변경이 완료될 때까지 삽을 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구룡·성뒤·백사마을 등과 함께 서울 마지막 달동네로 알려진 정릉골은 일제 강점기·한국전쟁 이후 오갈 곳 없어진 사람들이 모여 자리 잡은 마을이다. 건축물 노후가 심하고 도시가스, 상하수도 등 생활시설이 낙후돼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현재 재개발 소식 등이 전해지며 100여가구 남짓이 거주하고 있다. 이 지역은 2003년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된 뒤 2012년 정비구역 지정과 2017년 조합 설립을 마무리했으며 지난 2020년 3월 건축심의를 통과하고 같은 해 11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올초에는 재개발 9부능선으로 일컬어지는 관리처분계획인가까지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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