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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봉 1억원? 옛날만큼 못 줘요” 그래도 줄섰다…얼마나 좋길래
지난해 10월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넥슨코리아 사옥에서 열린 채용형 인턴십 설명회 ‘채용의나라’에 참석하기 위해 참석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넥슨 제공]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 주요 IT 기업에 재직하다가 재취업을 준비하는 안모(31) 씨는 “팬데믹 당시 입사할 때와 분위기가 다르다”며 “당시에는 개발자 공급보다 기업의 수요가 많았던 블루오션이었는데, 최근에는 그 반대인 레드오션”이라고 분위기 전했다. 이어 안 씨는 “개발자 처우가 좋다는 얘기에 지원 인기는 이어지는데, 그만큼 기업의 수요는 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IT업계의 채용 등 인력 운용 기조와 IT개발 직군의 구직자 간 엇박자가 나고 있다. 포털·게임 등 IT업계에서는 전반적인 채용 감소와 함께 재택, 연봉 등 처우가 축소되고 있다. 그러나 ‘개발자’ 구직에 대한 인기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다.

9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코딩 강의 서비스 ‘스파르타코딩클럽’을 운영하는 팀스파르타는 2023년 매출 실적을 공개했다. 팀스파르타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318억원으로 기록됐다. 이는 2022년(219억원) 대비 약 100억원(44.8%) 증가한 액수다. 매출에서 주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코딩 강의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대형 게임사가 몰린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인근 흡연구역에서 직장인들이 흡연을 하고 있다. 성남=임세준 기자

실제로 팀스파르타에 따르면 주로 ‘국비지원 개발자 양성 과정의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팀스파르타 관계자는 “2021년부터 ‘K-디지털트레이닝’ 국비 지원 사업의 매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디지털트레이닝이란 고용노동부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디지털 분야의 핵심 실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주관하는 교육 사업이다.

이처럼 개발자로 취업하고자 교육 받는 수요는 늘고 있지만, 실상 IT업계의 인력 운용 기조는 얼어붙고 있다. 주요 IT기업이 몰린 판교·분당의 네이버, 카카오와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게임사 등의 연봉은 줄고, 채용도 과거에 비해 위축되는 상황이다.

우선 주요 IT 기업의 1인당 연간 평균 급여액이 줄고 있다. 최근 넷마블,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등 국내 주요 게임사가 공시한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의 1인 평균 급여액이 대체로 감소하거나 겨우 감소를 면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1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 인근 한 빌딩으로 직장인들이 오가고 있다. 성남=임세준 기자

크래프톤의 2021년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2600만원으로 정점을 찍고, 2023년 9800만원으로 감소했다. 엔씨소프트도 마찬가지다. 엔씨소프트의 2023년 기준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700만원으로, 2022년(1억1400만원)보다 줄었다.

특히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2022년 대비 약 4000만원 줄어들었다. 카카오게임즈의 2023년 1인 평균 급여액은 9800만원으로 공시됐는데, 이는 2022년 1억3800만원에 비하면 4000만원 줄어든 액수다.

국내 게임의 신작이 줄줄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직원의 스톡옵션 행사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또 인센티브 등이 감소하며 1인당 평균 급여액이 줄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네이버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2022년 1억3449만원에서 2023년 기준 1억1900만원으로 줄었다. 카카오도 2022년 기준 1억3900만원에서 3000만원 이상 감소해 2023년 기준 1억100만원을 기록했다.

한때 재택 근무로 인기를 얻었던 근무 환경마저 축소됐다. 대표적으로 카카와 야놀자 등의 주요 플랫폼 기업은 팬데믹 종료 후 오피스 출근 제도로 점진적으로 전환되며 직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개발자 공급은 커지는데, 기업의 인재 수요는 이를 따라가지 못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개발자 수요가 많은 당시 몸값을 부풀려 이직하는 문화가 퍼졌던 IT업계의 경력 이직 분위기도 달라진 것으로 전해진다.

IT업계 전문 헤드헌터는 "개발자들이 이직하는 분위기도 달라졌다. 과거 호황기에 비해 이제 연봉을 무턱대고 올려서 이직하는 시기는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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