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기생수 [사진, 넷플릭스] |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넷플릭스 천하에 무슨 일?”
국내 OTT 시장 판세에 지각 변동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티빙과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경기 중계로 공세를 펼치면서 넷플릭스의 월간 이용자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에 넷플릭스도 최신 국내 영화를 공개하며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12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넷플릭스의 월간 이용자 수는 약 1172만명으로 집계됐다.
2월(약 1251만명)과 비교해 한달 사이 80만명이 줄어들었다. 쉽게 깨진 적 없는 1200만명대가 깨진 것이다. 월간 이용자 수가 1200만명대로 내려간 건 2022년 11월(약 1199만명)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최근 이용자 사이에서는 OTT 플랫폼 중 가장 비싼 요금제(프리미엄 기준 1만7000원)에도 손에 가는 콘텐츠가 없다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넷플릭스는 11일 개봉한 지 4개월 밖에 안 된 국내 인기 영화를 공개하며 이용자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넷플릭스에 공개된 '노량 : 죽음의 바다' 예고편 [넷플릭스 캡처] |
넷플릭스는 오는 16일 ‘노량 : 죽음의 바다’를 공개한다. ‘노량 : 죽음의 바다’는 지난해 12월 개봉해 457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국내 최신 인기 영화다. 이처럼 약 500만명의 관람객을 모은 인기 영화가 4개월 만에 OTT에 공개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처럼 넷플릭스가 국내 이용자를 묶어두기 위해 나서는 배경에는 티빙과 쿠팡플레이의 공격적인 스포츠 콘텐츠 강화가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티빙은 3년간 1350억원을 내는 조건으로 KBO 리그 유무선 독점 중계권을 가져왔다.
쿠팡플레이 중계로 아시안컵 국가대표 축구 경기를 시청하는 모습. [독자 제공] |
또 쿠팡플레이도 스포츠 경기 중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로 오타니 쇼헤이가 소속된 LA 다저스와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초청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 밖에도 ‘2023 카타르 아시안컵’,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중계하며 스포츠 OTT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티빙, 쿠팡플레이의 ‘이용자 수’도 스포츠 중계에 민감하게 반영되고 있다. 쿠팡플레이의 월간 이용자 수는 지난해 12월 단숨에 약 170만명 증가하더니 70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월 월간 이용자 수는 779만8000명으로 800만명대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위쪽부터)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티빙의 2023년 1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이용자 수 증감 추이. [모바일인덱스 제공] |
티빙의 월간 이용자수도 지난해 12월(약 583만명)부터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지난 3월에는 690만명을 기록하며 700만명에 곧 진입할 예정이다.
두 OTT의 이용자 수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티빙은 국내 KBO리그를 온라인 독점 중계하며 야구 시즌 내내 이용자를 붙잡아 둘 전망이다.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경기 중계를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11일부터 남자 골프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국내 OTT 최초로 전 라운드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또 오는 15일 개막하는 ‘2024 AFC U23 아시안컵’의 대한민국 대표팀 경기를 포함해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이처럼 국내 두 OTT 플랫폼이 스포츠 경기 독점 생중계를 앞세워 이용자 유치에 열을 올리며 국내 OTT 시장 전반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