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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원에 파니 구름인파”…고물가속 가성비 가게에 사람 몰린다
고물가에 김밥·과일·외식비↑
1000원 김밥·빵집 등 이용객↑
서울 강동구 한 김밥집에서 김밥을 1000원에 판다는 소식에 약 150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김용재 기자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김밥을 1000원에 판다고 해서 왔습니다.”

강동구 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성진(45)씨의 말이다. 28일 한 김밥집에서 행사로 1000원에 김밥을 판다는 소식에 김밥집 앞은 식사 시간이 아닌 오후 4시임에도 150명이 넘는 사람이 기다렸다.

인근 아파트 거주자 외에도 멀리서 온 이들도 있었다. 송파구에서 왔다는 박모(28)씨는 “요즘 물가가 너무 비싸져서 싼 가격에 음식을 파는 곳을 찾아다니고 있다”라며 “교통비보다 외식 물가가 훨씬 무섭다”라고 말했다.

김밥. [헤럴드경제 DB]
서울 김밥 1줄 평균 가격 3323원…2년전 대비 17.4% 상승

이들이 이렇게 줄을 서서 김밥을 기다리는 이유는 물가 상승 때문이다. 과일, 채소, 외식비까지 고물가가 계속되면서 먹고 마시는 비용을 줄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소득에 변화는 없는 상황에서 줄일 수 있는 것이 식비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국내 식료품 등 먹거리 상승률은 지난 2월 기준 6.95%로 OECD 평균 5.32%를 훌쩍 웃돌았다. ‘한 끼 식사 대용’으로 꼽히는 김밥 가격 역시 고공 행진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김밥 1줄의 평균 가격은 3323원으로 2년 전보다 17.4% 상승했다.

서울 중랑구의 한 식당 역시 김밥 한 줄을 ‘1000원’에 팔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 역시 중랑구 거주민 이외에도 광진구, 경기도 등에서 찾아온 이들도 많았다. 이 식당은 손님이 폭증하면서 김밥 구매 한도를 기존 10줄에서 5줄로 줄이기도 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역사 내에서 빵을 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김용재 기자
지하철 역사 내 ‘1000원 빵집’ 인기…“시중 빵과 품질 차 없다”

외식 물가 걱정에 서울 대학가 지하철 역사 내에선 ‘1000원 빵집’도 성행하고 있다. 1000원 빵집은 2000년대 중반 인기를 끌었다가 사라졌으나 최근 외식 물가 급등으로 인해 이용객이 늘고 있다.

서대문구 이대역에서 만난 1000원 빵집 주인 최모(52)씨는 “처음에는 빵 품질에 대해 긴가민가하던 학생들이 매일 와 단골이 되고 있다”라며 “새벽에 받은 빵을 바로 팔기 때문에 많이 파는 것이 이득”이라고 말했다.

매장에는 단팥빵, 소보로빵 등 최소 10가지의 빵이 가득 쌓여 있었다. 1000원 빵집은 주요 대학가 이외에도 서울 종로, 청량리 등 이용객이 많은 지하철 상가에도 늘고 있다.

청량리에서 1000원 빵집을 이용한 한 시민 A씨는 “일반 빵집 가게에 가서 5개 고르면 2만원이 되기도 하는데, 지하철에서 사면 5000원 이더라”라며 “이곳에서 먹는 빵이 시중에서 파는 빵과 품질도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싼 가격에 빵을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박리다매’다. 1000원 빵집에 빵을 유통하는 한 업자는 “빵 1개당 납품가가 700~800원 정도인데, 이를 1000개 이상 구매해야 계약을 맺고 있다”라며 “그만큼 수요가 높고, 상권이 좋은 곳이어야 1000원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 시내 한 구내식당에서 직장인들이 식사를 받고있다. [연합]
구내식당 정보 커뮤니티도 인기…“국밥도 1만원 시대, 줄일 것은 식비뿐”

이외에도 구내식당 정보 커뮤니티 등을 이용해 ‘값싼 식당’을 이용하는 이도 늘었다. 점심 한 끼를 5500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의도 전경련회관 구내식당은 최근 식당을 이용하는 외부인이 더 늘었다고 전해진다.

이 식당에서 만난 직장인 황모(29)씨는 “월세도 오르고, 물가도 너무 많이 올랐는데 줄일 수 있는 것이 식비밖에 없더라”라며 “국밥도 1만원인데, 구내식당에서 5000~6000원 주고 한 끼를 해결하는 것이 최선 같다”라며 웃기도 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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