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전경. [연합] |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서울대학교병원 그룹은 부득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을 결정했습니다.” (지난달 2일,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서신中)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빅5 병원들조차 경영난을 호소하는 가운데, 올해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연봉이 지난해보다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병원장은 최근 비상경영체제를 공언했다. 서울대병원도 간호사 등에게 무급휴가를 종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작 병원장의 연봉이 오히려 상승한 데에 고통 분담을 직원에게만 강요한다는 내부 비판이 일고 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캡처] |
1일 공공기관 알리오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올해 병원장 연봉으로 고정·실적수당 2억4246만원을 책정했다.
동일 기준으로, 서울대병원장 연봉은 2021년 1억9656만원, 2022년 1억9888만원에 이어 작년엔 지난해 2억3655만원이 지급됐다. 그리고 올해엔 이보다 약 600만원 가량 인상된 연봉을 수령하게 됐다.
심지어 이 연봉은 성과상여금이 제외된 수치로, 추후 경영평가·자체성과·내부평가 등 올해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상여금이 추가된다.
성과상여금을 추가한 연봉의 경우 2021~2023년에 각각 2억4486만원, 2억6228만원, 3억45만원 등이었다.
매년 꾸준히 연봉은 상승세였지만, 올해는 예년과 상황이 다르다. 의료계 파업 여파 등으로 인해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김 병원장은 “예산 원점 재검토 및 효율적 집행”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김 병원장은 지난달 2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서신에서 “올해 배정된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 해 비상진료체계는 절대 무너지지 않도록 유지하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집행토록 하겠다”며 “조금 불편하더라도 환자 안전을 위해 교직원들은 널리 이해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지난달 2일 비상경영을 알리는 서신문을 직원들에게 발송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 제공] |
직원들의 무급휴가 강요 여부도 논란이다. 지난달 30일 서울대병원 등 13개 국립대병원들로 구성된 노조는 “국립대병원들은 비상 경영 돌입 후 연차사용 권장, 무급휴가 도입 및 강요, 연차촉진제 등 근로자 희생을 강요하는 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내부 관계자는 “무급휴가 직원들은 연봉이 사실상 깎이고 있는데, 병원장은 연봉이 인상된 것 아닌가”라며 “비상경영으로 고통 분담과 헌신이라는 미명하에 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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