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게임업체 엔씨소프트가 임직원들에게 권고사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엔씨소프트] |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신입 초봉 5500만원은 기본 보장…출근 시간은 자유롭게 하세요”
최고의 연봉과 복지로 부러움을 샀던 회사가 충격적인 인력 감원에 들어가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바로 리니지로 유명한 국내 대표 게임업체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IT 업계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주는 회사로 유명하다. 5500만원의 최소 연봉을 보장하고, 초임 연봉의 상한선도 없다. 신입 사원이라도 역량에 따라 55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성과에 따라 억대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매년 책정하는 인센티브도 IT 업계 최고 수준이다.
엔씨소프트는 채용때마다 역대급 사원이 몰릴 정도로 화제가 됐다.
부러움을 샀던 엔씨소프트가 충격적인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엔씨소프트는 권고사직·분사 등을 통해 본사 직원 수를 대폭 줄이고, 삼성동의 옛 사옥 매각 계획을 밝히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말 기준 5023명이던 본사 인력을 4000명대 중반까지 줄일 계획이다.
주력 게임의 인기가 시들해 지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사진, 엔씨소프트] |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최근 회사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경영진으로서 복잡한 심경과 무거운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고 굉장히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영업이익이 70% 가량 급감하는 등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5% 감소한 257억원(연결기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도 지난해 1분기보보다 16.9% 줄어든 3979억원, 순이익은 50% 감소한 571억원을 기록했다.
잘 나가던 유망회사 엔씨소프트가 인력 감원까지 해야 할 정도로 추락할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회사 안팎에선 “잔치는 끝났다”는 푸념이 커지고 있다.
엔씨소프트 직원들이 사내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엔씨소프트] |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업계 최고의 복지도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연봉 이외에도 여가, 취미 생활 지원을 위해 연 250만원 상당의 복지카드를 제공하고 주택자금과 생활안정자금 대출 등 직원들이 돈 걱정없이 회사를 다닐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직원들의 재학시절 발생한 학자금 대출의 상환도 지원한다. 현재 국내에서 이 같은 복지제도를 운영 중인 곳은 엔씨소프트가 유일하다.
특히 업계 최초로 완전 자율 출퇴근제도를 운영한다. 1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출퇴근 시간을 자신의 편의에 따라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다. 출근 시간은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로 직원 개인이 선택한다.
박병무 대표는 “매출 2조원대의 기업으로 압축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조직과 인원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며 “게임산업 전반은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우리 주력 장르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는 시장 경쟁 격화로 더욱 힘든 시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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