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부족 日134개 >한국 36개 3배 이상
日 정부, 민간기업 자원개발 채무보증
“한국도 기업 지원 등 민관협력 나서야”
우리나라 기업이 국내외에 보유한 핵심광물 광산 수가 미국·중국은 물론 자원이 부족한 일본에도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DB]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우리나라 기업이 국내외에 보유한 핵심광물 광산 수가 미국·중국은 물론 자원이 부족한 일본에도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등 4차산업 핵심광물 수입은 중국 의존도가 높아 향후 공급망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처럼 정부가 민간 기업의 해외 자원개발 채무보증 및 공동 투자 등으로 민관 협력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이 보유한 국내외 핵심광물 광산 수와 귀속 생산량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한경협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 기업이 보유한 핵심광물(구리·아연·납·철광석·니켈·리튬·코발트) 광산 수는 36개에 불과했다. 자원이 풍부한 중국(1992개), 미국(1976개)은 물론 자원 부존량이 부족한 일본(134개)에 비해서도 적은 수준이다.
한국 기업에 귀속된 핵심광물 생산량 비중도 전 세계 총합의 1% 이하였다. 일본 기업은 ▷구리(4.1%) ▷아연(3.0%) ▷납(2.8%) ▷철광석(3.0%) ▷니켈(1.7%) ▷코발트(2.0%) 등이 모두 한국 기업보다 높았다.
한국 기업에 귀속된 핵심광물 생산량 비중은 전 세계 총합의 1% 이하로, 일본 기업보다 낮았다.[헤럴드DB] |
한경협이 국가별 세계 생산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4차산업 핵심광물인 니켈·리튬·코발트의 세계 생산량은 특정국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전 세계 생산량 대비 니켈은 인도네시아가 53.1%, 리튬은 호주가 46.9%,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이 68.6%를 차지했다.
한경협이 UN 콤트레이드(Comtrade)의 2022년 교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4차산업 핵심광물 수입은 특정국에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차전지에 활용되는 ▷황산니켈은 핀란드 수입 비중이 68.2% ▷산화리튬과 수산화리튬은 중국 비중이 87.9% ▷산화코발트와 수산화코발트는 중국 비중이 72.8%에 달했다.
한경협은 핵심광물이 경제안보와 결부된 만큼 안정된 수급을 위해 해외 광산 지분을 늘리고, 민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동안 한국 기업은 주로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해외 자원개발에 진출해왔다. 그러나 전략의 다각화 측면에서 지분 보유를 통한 핵심광물 확보에도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경협은 또한 핵심광물 확보를 위해 민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정부가 공공 자원개발전문 독립행정법인(JOGMEC)을 설립해 기업의 자원탐사 프로그램 단계부터 적극적인 투자와 채무보증을 실시하는 등 민관이 협력해 광물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JOGMEC와 소지츠 상사는 지난 2011년부터 2023년까지 호주 희토류 프로젝트에 공동 투자를 진행했으며 2019년에는 도요타 통상의 아르헨티나 리튬 프로젝트에 1억4800만 달러 규모의 채무보증을 실시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이 핵심광물을 확보하려면 실제 생산이 시작되기 전 단계부터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한 게 현실”이라며 “민간의 해외 자원개발 투자에 대한 정책 금융 프로그램 강화, 자원 수출국 정부와의 국제 협력 네트워크 확대, 자원 확보의 컨트롤타워로 기능할 수 있는 민관 컨소시엄 조성 등 정부의 종합적 지원 패키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