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모습. 성남=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최근 연속해서 발생한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이용자의 80%가 불편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카카오에 1개월 이내 시정 요구사항에 대한 개선 계획을 마련해 제출하고, 3개월 이내에 시정 결과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31일 과기정통부는 통신재난관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카카오의 미흡 사항에 대한 시정조치 요구사항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1일과 23일 최근 3차례 발생한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의 원인 및 대응·복구 현황에 대해 카카오의 통신재난 관리계획 이행여부를 점검한 바 있다.
카카오톡 오류 메시지. [연합] |
카카오톡은 지난 13일 6분, 20일 6분, 31일 54분간 서비스 장애를 일으켰다. 세 차례 장애는 각기 다른 이유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첫 번째(13일) 장애와 두 번째(20일) 장애에서 카카오톡 이용자의 약 80%가 메시지 발신 지연 및 실패로 불편을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세 번째(21일) 장애에서는 이용자의 약 8%가 PC용 카카오톡 로그인 실패 및 모바일용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 지연을 겪었다.
13일에는 카카오톡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는 데이터센터 서버의 파일을 업데이트하는 작업 중 기존 파일을 삭제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카카오는 실제 작업을 진행하기 전에 사전테스트를 실시하지 않아 발생 가능한 오류에 대비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에는 네트워크 부하 분산을 위한 내부 시스템 기능개선 작업 중 발생한 오류가 원인이 됐다. 점검 결과 카카오는 실제 작업을 진행하기 전에 사전테스트는 실시했으나 개발결과물의 테스트 환경이 실제 카카오톡 운영환경과 차이가 커 미리 장애 가능성을 식별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에는 두 번째 장애를 일으킨 서버의 오류를 미해결한 상태에서 동일 데이터센터에 있는 다른 서버에 Java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진행한 것이 원인이었다. 카카오는 내부적으로 작업 통제를 하지 않아 전날 장애가 발생한 서버의 오류를 미해결한 상황에서 통제 없이 새로운 작업을 진행해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헤럴드DB] |
과기정통부는 카카오에 ▷주요 작업 전 사전테스트 체계 강화 ▷작업관리 통제 강화 ▷통신재난 관련 매뉴얼 및 지침 보완 ▷모니터링 시스템 고도화를 통한 장애 탐지 강화 ▷장애 원인분석, 사후관리 체계화 ▷장애 사실 이용자 고지 개선 등을 포함해 1개월 이내 개선 계획을 제출하고 3개월 이내에 시정한 결과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카카오의 재난 대응 총괄 책임자와 별도 면담을 통해 통신재난관리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 결과에 따른 시정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카카오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하도록 엄정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디지털서비스 장애는 국민 일상의 불편을 넘어 사회·경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해 사업자의 관리 체계를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카카오도 국민들의 관심으로 성장한 기업인 만큼 재난·장애 관리를 위한 조직문화 개선과 함께 이용자에게 편리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작업 관리 및 감독이 미흡했다는 과기정통부의 점검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며 “그간 서비스 이중화 등 적극적인 기술적 조치를 통해 장애에 적극 대응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주요 작업에 대한 내부 관리/감독 프로세스 역시 재정비하고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용자들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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