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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6900원짜리 피자.”
김치찌개도 1만원에 이르는 요즘, 피자 한 판에 6900원. 파격적이다. 1인분이란 점을 감안해도, 2만원대에 이르는 프랜차이즈 피자 값과 비교하면 솔깃할 만하다.
싸고 빨리 먹을 수 있는 간편한 피자, 이 아이디어 하나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대박’을 쳤다. 최근엔 태국에서 100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까지 이끌어냈다. 바로 창업 성공 신화를 이뤄낸 고피자의 이야기다.
임재원 ‘고피자’ 대표의 창업 초기 모습. [고피자 소개 유튜브 영상 갈무리] |
임재원 고피자 대표는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을 나와 마케팅회사를 다니던 중 ‘1인 피자’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회사에 다니면서 1년간 피자 매장에서 직접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시장 조사를 했다.
사회초년생이니 자본도 턱없이 부족했다. 통장 잔액은 200만원 수준. 여기에 은행 대출, 지인의 지원을 받아 시작한 게 푸드트럭이다. 카이스트 동료 2명과 함께 2016년 고피자를 시작한다.
임재원 고피자 대표의 창업 초기 모습. [고피자 소개 유튜브 영상 갈무리] |
카이스트 출신들답게 피자 요리에 테크를 접목했다. 15분 가량 걸리는 피자 요리 시간을 5분으로 단축했다. 그리고 초보자도 누구나 쉽게 피자를 만들 수 있도록 화덕 안에서 자동으로 피자가 돌아가는 ‘고븐’을 자체 제작했다.
어떤 매장에서도 동일하게 맛을 낼 수 있도록 ‘AI 스마트 토핑 테이블’도 도입했다. 그 결과 지금 고피자는 편의점에서도 판매한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도 쉽게 동일한 맛의 피자를 만들어내는 것.
피자 요리 과정을 시스템화하니 가격도 대폭 낮출 수 있다. 가장 저렴한 아메리칸피즈피자의 경우 매장에서 먹으면 6900원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최근 고피자는 태국에서 1000만달러(약 136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태국 유통기업인 CP올이 투자했다. 이 기업도 현지에서 편의점 등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고피자 홈페이지] |
2019년에 인도에 첫 해외 매장을 낸 이후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7개국에서 운영 중이다. 130억원대에 이르는 투자 유치가 처음도 아니다. 2022년엔 25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당시 기업 가치로만 1500억원을 인정받았다.
작년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도 푸드테크 스타트업 중에선 유일하게 참여하기도 했다. 고피자는 추후 기업공개(IPO)도 검토하고 있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포화시장으로 꼽히는 외식 분야에서 기술력을 접목한 도전과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창업 성공을 이뤄냈다는 데에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