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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中지리그룹과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배터리 영토 넓힌다”
사업협력 협약, 전기차 배터리등 파트너십
전기차 사업 역량 갖춘 양사 시너지 기대

SK가 중국 자동차 기업인 저장지리홀딩그룹과 전기차 배터리, 차량용 전장 부품 등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에서 폭넓은 파트너십을 맺었다. SK의 배터리 기업인 SK온이 이미 지리그룹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인 폴스타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지리그룹 산하 다른 자동차 브랜드와의 협력 확대가 기대된다.

SK㈜는 지난 11일 지리그룹과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FA)’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관련기사 9면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 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충전 인프라 ▷차량용 전장 부품 ▷친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친환경 사업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계획이다.

SK가 가진 사업개발 역량과 지리그룹이 갖춘 모빌리티 전문성을 결합해 친환경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1986년 설립된 지리그룹은 산하에 지리자동차는 물론 스웨덴 볼보, 폴스타, 영국 로터스 등 10여개 브랜드를 두고 있다. 2023년 기준 지리그룹의 차량 판매량은 279만대에 달하며 특히 전기차 및 신에너지 차량 판매고는 98만대를 넘어섰다.

SK온은 지난해 11월 폴스타와 2025년 생산 예정인 신모델 ‘폴스타 5’에 배터리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양사 합의에 따라 배터리 납품 규모와 금액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고가 전기차 부문에서 고성능 NCM(삼원계) 배터리에 대한 수요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번 양사 간 협력 관계 구축에는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전언이다. 지난주 SK이노베이션으로 자리를 옮긴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2021년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을 물적 분할해 설립된 SK온의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을 최근까지 맡아 SK온을 글로벌 선도 배터리 기업으로 성장시켜왔다.

지난해 3월에는 한국을 방문한 짐 로완 볼보 사장을 직접 만나 약 40분 간 전기차 사업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북유럽 감성’을 강조하는 볼보는 친환경 자동차 기조를 유지하면서 오는 2030년까지는 100% 전기차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SK온은 생산 시설을 꾸준히 확충하는 등 사업량 확대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두 경영진 간 만남에는 배터리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현재 SK온은 국내 생산 거점인 서산공장의 3공장 증설을 추진하는 동시에 유럽 헝가리의 생산량 확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기존에 판매하던 파우치형 배터리에 추가로 각형 배터리 라인업을 추가하고 급속충전기능을 확보하는 등 고객사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지리 산하 브랜드는 전동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지리를 대표하는 브랜드인 볼보는 최근 EM90과 EX30 등 실제 전동화 모델을 시장에 내놓았고 슈퍼카 브랜드인 로터스도 순수전기 슈퍼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로터스 엘레트라를 공개했다.

또한 전체 브랜드의 본진 격인 지리자동차도 올해 말까지 유럽 6개국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지리자동차는 중국 내수시장에서는 주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했지만, 프리미엄 시장인 유럽에서는 SK온의 주력생산제품인 MCN배터리를 탑재한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번 맞손은 향후 SK온의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전반에서는 SK온이 올해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데 이어 내년에는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SK온의 발목을 잡아왔던 수율 문제가 상당 부분 개선됐고, 추가적인 고객사 확보까지 이뤄질 경우 실적 개선세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SK온의 지난 1분기 전체 생산법인의 이차전지 수율은 90% 초중반대 수준으로 개선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완성차업계를 덮친 캐즘(일시적인 수요정체 현상)의 영향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 관계자는 지난 4월 진행된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하반기 흑자전환이라는 목표를 유지할 예정”이라면서 “이차전지 고객사인 완성차업체의 재고 조정이 완료되면서 출하량 증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장용호 SK㈜ 사장은 “양사가 이번 관계 구축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과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선도하며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서 단단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동후이 지리그룹 CEO는 “SK와의 협업은 글로벌 파트너사와 함께 모빌리티 산업을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며 “양사가 각자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글로벌 소비자에게 더 나은 친환경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김성우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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