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16만8400원, 1년 새 최저치 찍었다.”
네이버 주가가 12일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실적은 순항하고 있지만,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네이버 사용시간이 지속 하락하면서 ‘검색은 네이버’라는 공식이 깨지고 유튜브, ChatGPT(챗GPT) 등 다양한 서비스로 수요가 분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네이버는 전날 대비 1.06% 하락한 16만84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52주 최저가이자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21년 기록했던 최고가(45만4000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분당사옥 전경. [연합] |
네이버는 실적에선 탄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 4393억원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당초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침공으로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중국 기업들의 광고 집행으로 커머스 매출뿐만 아니라 서치플랫폼 매출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역대급 실적에도 본업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가 주가를 흔들고 있다. AI서비스와 유튜브 등으로 이용자가 분산되면서 사용시간이 지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네이버의 근간이 됐던 ‘검색’마저 AI 서비스와 유튜브로 대체하는 흐름이 관찰되고 있다. 검색 서비스는 서치플랫폼의 검색 광고와도 직결돼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유튜브의 1인당 평균 월간 사용시간은 지난 9월 2137.4분에서 지난 5월 2313.1분으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네이버의 평균 월간 사용시간은 510.1분에서 467.9분으로 감소했다.
한국인의 챗GPT 앱 사용 행태를 조사한 결과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지난 9월 57만명에서 지난 5월 315만명으로 5배 넘게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네이버의 MAU는 100만명 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챗GPT는 20대가 28.6%로 가장 많이 사용했고, 30대 이용자가 23.4%, 10대가 14%를 기록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2024년 1월 열린 월드 이코노믹 포럼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 |
네이버는 소버린 AI로서 ‘하이퍼클로버X’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글로벌 빅테크와의 자본력 싸움에선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버린 AI는 국가나 기업이 자체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해 독립적인 AI 역량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중심으로 국내 AI 시장이 형성되었을 때 가장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시장은 국내 검색엔진 시장”이라며 “네이버 중심의 국내 검색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화 형식이 간편한 AI 검색은 시간 효율성 측면에서 기존 검색을 일정 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며 “이미 구글 검색 점유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챗GPT, 제미나이 등의 사용자 및 사용량이 계속 늘어난다면 네이버 점유율 하락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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