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A씨가 받은 주식 투자 권유 문자. [A씨 제공] |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아래 링크 누르시고 입장하시면 매주 15만 받기 성공입니다.”
30대 직장인 A씨는 하루에도 3~4번씩 주식투자 관련 문자를 받는다. 문자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략적인 내용은 모두 같다. 백화점 상품권 제공, 고수익 보장 등이 있으니 주식 대화방에 들어오란 것이다.
A씨 뿐만이 아니다. 최근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비슷한 내용의 ‘스팸’ 문자를 받는 경우가 늘었다. 수치로도 나타난다. 6월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스팸신고가 ‘약 300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가 긴급 현안점검에 나선 가운데, 문자재판매사 중 ‘해킹’ 의심 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 |
20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스팸신고가 2796만건으로 집계됐다. 전월 동기간(1988만건) 대비 무려 40.6% 증가한 것이다. 특히 A씨 경우처럼 주식투자, 도박 등 스팸신고가 많았다.
KISA는 문자재판매사 프로그램 해킹에 따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문자재판매사는 문자 송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문자 송신을 위해서는 이동통신사와 연결돼야 하는데, 이통사와 연결된 곳은 문자중계사다. 문자중계사는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프로그램 등을 갖춘 문자재판매사와 다시 계약을 맺는다. ‘이통사-문자중계사-문자재판매사-문자재재판매사’ 등 구조인 셈이다.
문제는 이런 구조 안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특수부가통신사업자등록증’ 허가를 받은 문자재판매사 및 재재판매사가 지난달 기준 1100~1200곳에 달한다는 점이다.
문자재판매사마다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쓰거나 오픈소스로 활용한 프로그램, 공짜 프로그램 등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지만, 해킹 신고를 한 문자재판매사와 같은 프로그램을 쓰는 업체의 경우 추가적인 해킹 피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A씨와 같이 주식투자 권유 문자를 받는 사람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방송통신위원회. [헤럴드DB] |
이에 정부에서도 긴급 현안점검에 나섰다. 방통위는 “불법스팸이 급증하는 현 상황을 엄중히 보고 있으며, 관계 부처 및 업계와 필요한 조치를 적극 취할 것”이라며 “국민들도 추가적인 피해를 입지 않도록 예방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k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