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직장인. [123rf] |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 최근 판교의 한 IT기업 임원은 매일 입고 출근하던 정장을 과감히 벗어던졌다. 해당 기업은 최근 반바지 착용 정책 시행했는데, 아무도 입지 않아 먼저 나섰다는 것이다. 해당 임원은 “정책 시행 이후에도 아무도 안 입고 다니길래. 지난 주말에 비즈니스 캐주얼로 사는데 약 60만원 정도를 썼다”며 “입사 수십년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복장 자율이 일반적인 IT업계에서도 새로 시행한 기업에서는 사례처럼 변화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실제로 국내 기업의 조직 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마저도 반바지 착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복장 설문 조사 그래프. [진학사 캐치 제공] |
21일 진학사의 채용콘텐츠 플랫폼 캐치는 Z세대 1783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자율 복장'의 기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Z세대 대부분이 반바지를 입기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응답자 대부분은 자율 복장에 대해 보수적이었다. 자율 복장의 허용 범위에 대해 니트, 청바지 등 스마트 캐주얼과 셔츠 슬랙스 등 비즈니스 캐주얼까지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는 37%의 응답자가 니트, 청바지 등 스마트 캐주얼까지 가능하다고 응답했고, 31%의 응답자는 보다 격식을 갖춘 셔츠, 슬랙스 등 비즈니스 캐주얼까지 허용된다고 답했다.
티셔츠, 반바지 등 캐주얼 복장까지 허용된다고 생각하는 Z세대 응답자는 21%로 조사됐다 5명 중 1명 정도인 셈이다. 한 여름 사무실 내 에너지 효율, 직원 편의 등을 위해서 반바지 착용이 독려되고 있지만, Z세대마저도 여전히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성냠시 판교 부근에서 반바지 차림으로 돌아다녀 화제가 된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X(구 트위터)] |
반면 성남시 판교, 분당 등에 위치한 국내 IT기업은 일찌감치 복장 자율 문화가 정책됐다. 위 사례 기업은 오히려 늦었을 정도다.
국내 한 포털 기업의 30대 재직자는 “복장에 큰 제한은 없다. 더워지면 반바지 입는 직원들도 늘어난다”며 “실제로 날이 더워지면 훨씬 편하고, 시원해서 근무하기에도 좋다. 복장이 업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한 이동통신사의 Z세대 사원도 “더워지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동기가 많다"며 "회사 내에서는 반바지 출근이 특별한 케이스도 아니다"고 했다.
한편 캐치의 이번 조사에 따르면 Z세대가 꼽은 사무실 최악의 민폐 복장 1위는 ‘노출이 심한 복장(41%)'이다. 이어 2위로 '불쾌감을 주는 복장(23%)', 3위에는 '헤어롤, 담요 등을 두른 복장(21%)'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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