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 5만원 매물부터 수백만원대 고가주택도
단기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에 등록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그랑자이’ 매물. [삼삼엠투 애플리케이션 갈무리]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주 단위로 임대료를 내는 이른바 ‘주(週)세’ 거래가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다. 단기임대 거래가 증가하며 매물도 주당 임대료 5만원대 원룸부터 890만원짜리 강남 신축 아파트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웬만한 5성급 호텔 보다 비싼 금액이다. 출장, 인테리어 공사, 이사 등으로 짧은 기간동안 거처할 곳이 필요한 수요자부터 고가주택 거주를 경험해보고자 하는 수요자까지 다양한 임차인이 모이는 양상이다.
22일 단기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에 따르면 플랫폼을 통해 계약을 맺은 단기임대 거래는 올해 1분기 기준 약 1만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거래액은 125억원, 등록된 매물 수는 5400개였다. 지난해 1분기 단기임대 거래가 2830건, 거래액이 35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각각 253%, 257% 급증했다. 매물건수도 전년 동기(2520개)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늘어나는 거래량만큼 매물 유형도 가지각색이다. 서울의 경우 서초구 서초동 ‘서초그랑자이’ 전용 149㎡가 주세 890만원에 매물이 올라와 있다. 서초그랑자이는 입주한 지 3년 된 신축 아파트로 아파트 커뮤니티시설에 국내 최초 입주민 전용 CGV가 입점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곳이다. 보증금은 33만원이고, 관리비 29만원, 청소비 49만원까지 더하면 일주일 계약을 위해 임차인이 내야할 금액은 약 1000만원에 달한다.
초고가 오피스텔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전용 149㎡ 또한 주세 600만원에 매물이 등록돼 있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또한 주세 거래를 위해 1주당 관리비 65만원, 청소비 30만원 등 100만원 가까운 비용이 추가된다.
다만 두 사례와 같이 주당 수백만원대 임대료를 책정한 초고가 매물의 경우 수요가 극히 한정적이고 거래 자체도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삼삼엠투 관계자는 “초고가 주세는 매물 자체가 적다”며 “(초고가 주세) 계약을 맺는 임차인분들은 대부분 가족 단위다. 거주하던 주택의 인테리어 공사 등으로 잠시 살 곳이 필요할 때 좋은 아파트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방 개수가 많고 비싼 매물을 선호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고가주택 외에도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역세권 오피스텔 및 빌라의 경우 주당 20만~40만원 선에 매물들이 올라와있다. 아울러 펜트하우스, 풀빌라, 단독주택 등 다양한 주택 매물이 나와있는 모습이다. 서울에서 가장 저렴한 매물은 주당 임대료 5만원 수준인 관악구 신림동의 빌라 원룸이었다. 다만 주당 관리비 4만원과 청소비 7만원이 추가된다.
이렇듯 단기임대 매물 및 거래가 증가세를 보이는 건 고금리로 인해 전월세의 높은 보증금이 부담되거나 전세사기를 우려하는 임차인들의 수요와 더불어 출장, 여러 사유로 인한 단기 거주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주세를 통해 전월세 대비 임대료를 높게 받을 수 있어 수익률이 상승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주세의 경우 임차인 보호 장치가 전월세 대비 충분치 않다는 점은 주의해야할 점이다. 단기임대 계약은 임대차 계약 신고 대상이 아니고,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임차인으로서 대향력을 갖출 수 없고, 임대인 입장에서도 임차인의 주세 납부가 밀려도 대처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
hw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