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A7 55 TFSI e콰트로 전면부. 김성우 기자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완성차 시장에는 ‘도심주행용’이라는 수식어가 따로 붙는 모델이 있다. 도시 내 운전 환경은 서행과 정체상황이 기본적인 만큼, 여기서 오는 불편함을 줄여줄 수 있는 차량이 여기에 해당된다.

아우디가 국내 시장에 선보인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A7 55 TFSI e콰트로’(이하 A7 e콰트로) 모델은 이런 수사에 가장 잘 맞는 자동차다. 독일 자동차 특유의 안정적인 승차감과 주행성능은 답답한 도로상황에서도 편안함을 선사한다. 전기모터로만도 주행이 가능해 출퇴근을 위한 ‘경제적’ 모델로서도 손색이 없다.

최근 A7 e콰트로를 타고 서울 시내와 경기도 안성~이천 등지를 약 330㎞ 주행해봤다. 차량의 매력이 십분 발휘될 수 있도록 평일 낮시간 시내주행과 고속도로, 일반국도 등 다양한 구간을 체험했다.

우선 차량 운전석에 앉자 시트포지션이 선사하는 편안한 착좌감이 온몸을 감싸는 느낌이었다. 딱딱한듯 하면서도 푹신한 준수한 느낌의 가죽질감도 고급 소파에 앉은 듯 편안하게 다가왔다.

아우디 A7 55 TFSI e콰트로 전면부. 김성우 기자

차체 크기는 전장 4975㎜ , 전폭 1910㎜, 전고 1,425㎜, 휠베이스는 2936㎜다. 특히 2열 공간은 귀빈을 모시는 일이 많은 ‘준대형’ 답게 헤드룸과 레그공간이 크고 넓었다. 편의기능도 훌륭했다. 시트는 1열과 마찬가지로 편안했고, 2열 곳곳에 배치된 공조 통풍구와 콘솔박스 후면에 부착된 온도와 시트포지션 조절 장치도 선명한 시인성을 자랑했다.

아우디 A7 55 TFSI e콰트로 측면부. 김성우 기자

다시 운전석으로 돌아와 차량의 악셀 페달을 밟자, 또다른 매력이 눈을 사로잡았다. 차량에 탑재된 모터가 선사하는 산뜻한 출발이 그것이다. 묵직한 차체가 별다른 소음과 진동 없이 가볍게 움직였다.

도심에서의 주행 기능은 만점에 가깝다. 서스펜션이 편안해서, 방지턱이나 요철 구간을 지날때도 특별한 불편함 없이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신체에 착 달라붙은 시트는 상황에 맞춰서 운전자에게 안락삼을 선사했다.

도심 내 경제성도 우수하다. 차량은 17.92㎾h 용량의 배터리 팩을 탑재하는데, 이를 통해 배터리로만 최대 47㎞를 주행할 수 있다. 은평이나 강북, 구로, 강동 등 서울시 배드타운 자치구에서 광화문·강남 등 시내 중심부까지 출퇴근하기엔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다. 실제 공조를 작동하고 평일 오후 4시께 광화문에서 동대문구까지 약 10㎞를 주행하는 동안 주행가능거리가 12㎞ 줄어드는 등 준수한 배터리 성능을 발휘했다.

A7 55 TFSI e콰트로 실내모습. 김성우 기자

A7 55 TFSI e콰트로 2열 콘솔박스 온도조절 장치. 김성우 기자

엔진의 성능은 어떨까. 차량의 ‘달리는 재미’를 느끼기 위해 배터리를 다 쓰고 고속도로 구간에 진입했다. 100㎞/h이상까지 속도를 높이자, 아우디 특유의 강력한 주행성능이 뿜어져 나왔다. 무엇보다 빠른 가속력과 7단 S트로닉 자동변속기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변속이 인상적이다. 또한 엔진룸에서 들려오는 소음과 진동은 전기모터로만 주행할때 만큼이나 실내에서 느끼기 힘들었다.

A7 e콰트로는 3.0L V6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 (TFSI) 엔진을 탑재하면서 전기모터와 함께 최대 출력 340마력, 최대 토크 50.99㎏.m의 강력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선보인다고 한다. 고속으로 주행할수록 운전하는 재미는 배가된다. 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 시간은 5.3초, 최고 속도는 210㎞/h(안전제한속도)이며, 연비도 복합 연비 기준 9.5㎞/ℓ(도심 8.3㎞/ℓ, 고속도로 11.7㎞/ℓ)다. PHEV차량 답게 실용성에 충실하면서도, 아우디 특유의 주행성능을 이면에 갖춘 차량으로 요약된다.

차량에 탑재된 편의기능들은 최첨단을 달린다. 전면 유리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탑재되고, 그 외 운전에 필요한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 전/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 및 서라운드 뷰 디스플레이, 360도 카메라 등이 편리함을 자랑한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함께 탑재된 블루투스, 무선충전, 뱅앤올룹슨 프리미엄 3D 사운드 시스템은 꽉막힌 도로에서도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쉬운 점은 한국에서 정확도가 떨어지는 내비게이션, 무선기능이 들어오면서 부족해진 유선연결 환경이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터치로 작동되는 차량용 인터페이스들도 아직까지는 낯설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준대형 세단치곤 깊이가 깊지 않은 트렁크도 살짝 부족해 보였다.

이날 시승한 차량 가격은 1억280만원부터다. 동급의 준대형 프리미엄 세단의 가격대를 감안했을 때는 합리적인 수준이다. 차량은 도심 주행이 많고 가정용 충전기가 보급된 중장년 운전자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PHEV 차량임을 감안한다며 친환경 전환기에 맞춰 전동화 차량 구입을 고민중인 소비자의 전동화 입문용 차량으로도 추천한다.

아우디 A7 55 TFSI e콰트로 차량 후면. 김성우 기자

아우디 A7 55 TFSI e콰트로 트렁크.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