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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이노·E&S 합병 초읽기, 배터리 ‘캐즘’ SK온 숨통
17일 각각 이사회, 합병안 논의
비상장 SK E&S ‘합병비율’ 관건
‘자산 100조’ 초대형 에너지기업
SK이노베이션은 12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SK E&S와의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며 17일 이사회에서 이를 논의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헤럴드DB]

SK그룹이 결국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자산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이는 SK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구조 재조정(리밸런싱)의 핵심 축이자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단이 위기에 놓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에 숨통이 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그룹 지주사인 SK㈜가 각각 36.2%, 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 이사회 논의 결과에 따라 SK㈜도 즉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의결할 것으로 관측된다. 합병안이 의결되면 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등 후속 절차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은 12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고 이와 관련해 17일 이사회에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은 그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SK온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을 검토해 왔다. 매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알짜 기업인 SK E&S를 통해 SK온에 직접 자금을 수혈하겠다는 복안이다.

양사 이사회에서는 합병비율 산정 등에 대해 중점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SK E&S가 비상장사인 만큼 합병비율 산정 방식에 따라 구성원과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3조1350억원에 달하는 SK E&S 상환전환우선주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KKR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아야 한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약 90조원의 매출 규모에 자산 총액이 106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새출발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에너지를 중심으로 정유·석유화학·윤활유 등 석유 기반 사업을, SK E&S는 액화천연가스(LNG)·수소·재생에너지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에 탄소 포집·활용(CCU), 해외자원개발, 유통 등에서 양사 간 사업 시너지가 클 것으로 보인다.

SK는 양사 합병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인 배터리 사업을 살릴 키(key)라고 보고 있다.

SK온은 올해 1분기에만 3000억원대 적자를 내는 등 2021년 10월 출범 이래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초기 설비 투자 등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데다 전기차 캐즘 여파로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수십조원을 쏟아부은 SK온의 부진은 모회사이자 에너지 중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은 물론 그룹 전체에도 부담이 됐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30조535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SK온에 추가 투자까지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책정된 7조5000억원을 포함해 남은 투자 소요 규모는 약 11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번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의 내재가치가 대폭 개선되며 SK온 지원 여력이 커질 수 있다고 SK는 기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은 비상경영을 선언한 SK온을 안정화하기 위한 밑그림”이라며 “배터리 사업 살리기와 별개로 인공지능(AI)·반도체 밸류체인 강화를 선언한 만큼 중복투자·사업 정리, 경영 효율화 등을 포함한 SK의 사업구조 재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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