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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5회 출전’ 요트 하지민, “출전 망설였지만 아이들 위해서 프랑스 갔다” [파리2024]
한국 요트 대표 하지민 인터뷰
“요트는 바다 위의 체스 게임’
한국 요트 역사의 '살아 있는 전설' 하지민은 레이저급 1인승 딩기 요트 종목에 출전해 종합 26위로 경기를 마쳤다.비록 시상대에 서진 못했지만, 7번째 레이스에선 1등으로 들어오며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선수 제공]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김도윤 수습기자] “프랑스 마르세유 앞바다는 수역이 만이라서 파도가 양쪽으로 튀기도 하고 바람도 불규칙해서 변수가 많은 바다였어요. 5, 6월에 현지 적응 훈련을 했지만 8월이 되니 계절이 달라지면서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전략을 세우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해상 스포츠 종목에 참가한 선수인 하지민(해운대구청).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는 5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은 베테랑이다. 1989년에 태어나, 19세 때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데뷔했다. 이후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에 이어 2021년 열린 도쿄 대회까지 빠짐없이 출전했다. 올림픽 최고 성적은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기록한 7위다.

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하지민과 화상으로 만나 소감을 들었다.

그는 “올림픽 기간에는 오후 12시에서 오후 3시까지 해상훈련을 한다” 며 “요트는 일단 바다를 경험하고 바다에서 바다를 읽어내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했다.

레이저급은 시시각각으로 환경이 변하는 바다 위에서 조류, 바람, 파도를 예측하고 정해진 코스를 완주해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약 1시간 정도 경기가 열리는데 강철 체력을 지니는 것은 기본이고 집중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좋아야 상위권을 바라볼 수 있다.

하지민이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 앞바다에서 요트 경기를 펼치고 있는 모습 [선수 제공]

올림픽 요트에선 모든 출전 선수이 같은 모양의 배를 탄다. 더 기민하게 움직여 안전하게 완주하려면 미세한 바닷바람, 파도, 조류 등 자연을 읽어내 배를 효과적으로 조작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민은 “요트는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체스 게임이다”고 말했다. 전략, 전술, 관찰이 모두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세일링의 시작은 관찰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며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바람의 세기나 해수면에서 바다의 색깔, 구름의 이동 속도 같이 다양한 것들을 면밀하게 살핀다”고 설명했다.

하지민은 이번 올림픽에서 레이저급 1인승 딩기 요트 종목에 출전해 종합 26위로 경기를 마쳤다.비록 시상대에 서진 못했지만, 7번째 레이스에선 1등으로 들어왔다.

그는 아시아 무대에선 이미 정상급 선수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3회 연속 금메달을 흭득했다.

사실 그는 파리 대회에는 출전할 계획이 없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으며 운동에 모든 에너지를 온전히 쏟지 못했다. 더불어 30대 중반을 넘어서며 집중력과 회복력이 떨어지는 걸 느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프랑스 땅을 밟았다. 비인기 종목인 요트 종목에서 땀을 쏟는 후배들과 언젠가 자신의 뒤를 이를 다음 세대들을 떠올리면서다.

하지민은 “요트는 비인기 종목이라 올림픽 같은 큰 메이저 대회가 아니면 이 종목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며 “새롭게 스포츠를 접하고 운동을 시작하는 어린 아이들이나 학생들이 제 경기를 보고 영감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는 둘째를 임신하고 있다. 그는 자식들에게도 요트를 가르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세일링 하는 모든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라는 점에서 결국 요트는 인생의 축약판이에요. 인생이 예측대로만 흘러가지 않듯 세일링도 그렇습니다. 아이들이 바다에 나가 홀로 기구를 조정하며 여러 변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kimdoyoon@heraldcorp.com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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