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전용 강재를 공급하는 유럽 하이퍼루프 센터 시험노선 모습 [하트르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포스코가 유럽 하이퍼루프 센터 시험노선에 전용 강재를 전세계 최초로 공급하며 미래 철강재 시장 선점을 향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 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빈담에서 하르트 주최로 열린 하이퍼루프 ‘EHC Phase A’ 시험노선 준공식에 참석했다. 하르트는 네덜란드 기업으로, 하이퍼루프 기술 관련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곳 중 하나다.

이날 행사에는 옌스 기세케 유럽의회 위원, 콘스탄틴 반 오라녀 네덜란드 왕자, 이니고 크루즈 마르띠네스 유럽연합(EU) 교통 당국 정책 담당관, 베르트랑 반 이 하르트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약 300여명이 참석했다.

EHC(유럽 하이퍼루프 센터)는 하르트와 네덜란드 정부가 수행하는 하이퍼루프 개발 국책과제인 HDP(하이퍼루프 개발 프로그램)의 하위 프로젝트로, EU 내 하이퍼루프 표준화 및 기술 실증 촉진을 위한 시험노선과 연구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상업용 하이퍼루프 튜브용 강재는 1㎞당 약 2000톤이 소요된다. 오는 2050년까지 유럽에만 총 2만5000㎞에 달하는 하이퍼루프 건설이 전망돼, 잠재 시장이 매우 큰 산업이다.

이번에 준공되는 하이퍼루프 시험노선(Phase A)은 직경 2.5m에 길이 450m로, 시험 운행과 주행의 가감속(순간 최고속도 100㎞/hr), 분기구간의 정밀제어, 탑승 승객의 안전성 등을 중점적으로 시험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강재연구소, 철강솔루션연구소 및 마케팅본부가 협업해 EHC 설계부터 제작까지의 과정 전반에 참여해 Phase A 시험노선 구간에 기존 하르트 설계대비 27% 경량화된 포스루프355강재 352톤을 공급했다.

이는 세계 최초의 하이퍼루프 튜브용 특화 강재다. 특히 고속주행 시 발생하는 ‘진동감쇠능 효과’가 일반강의 1.7배에 달하고 내진성능까지 갖춰 우수한 특성을 지녔다는 평가다. 아울러 이번 시험 노선에는 고속주행 중 노선 분기 시험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는데, 여기에도 포스코의 고급후판재 123톤이 적용돼 하이퍼루프 전 구간에 포스코의 강재가 들어가게 됐다.

포스코 측은 Phase A 시험노선에 더해 2027년까지 Phase B 구간(2.7㎞)이 추가로 건설되면 순간 최고속도 700㎞/hr까지 주행 및 안전 성능 점검이 가능해지는 만큼 상업화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hase B 시험노선에 대해서도 경쟁력 있는 인프라가 적용될 수 있도록 본선 및 분기 구간에 특화 강재와 차별화된 튜브 구조를 적용하는 등 다방면으로 하르트와의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임규환 포스코 열연선재마케팅실 실장은 “탄소중립이 실현되는 미래에는 승객과 화물의 대륙 간 이동은 항공기와 선박이 담당하겠지만, 메가시티급 도시간 이동은 에너지 효율과 이송 속도가 뛰어난 하이퍼루프가 담당할 것”이라며 “다가올 미래교통수단에 소요되는 철강재 신수요를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에는 그룹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2년 글로벌 신사업 개발의 일환으로 하르트에 투자를 진행해 지분 6.1%를 보유하고, 철강재 공급권을 확보한 바 있다.

유럽 하이퍼루프 센터 시험노선 모습 [하르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