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염증 억제 세균·물질 첫 발견
동물실험 통해 부작용 완화 규명
최근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며 마스크 착용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마스크 착용에 따른 피부염증 원인균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방법을 제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책임연구원)·서휘원(선임연구원) 박사 연구팀이 마스크 착용 시 번식하는 다양한 세균 사이의 상호작용을 분석, 피부염증을 억제하는 세균과 물질을 최초로 찾아냈다고 13일 밝혔다.
마스크네(Maskne)는 마스크(Mask)와 여드름(Acne)의 합성어로 마스크로 인해 생긴 여드름을 일컫는 신조어다.
마스크 착용 시 피부가 마스크와의 접촉으로 인해 생긴 접촉성 피부염, 마스크 안쪽의 높은 온도, 습도 등 미세환경 변화로 인한 피부 장벽 손상, 이런 요인들이 합쳐져 생긴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 등이 마스크네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병원처럼 다양한 세균에 노출된 환경에서는 10분 정도만 사용해도 마스크가 세균에 오염되며, 일상생활에서 2시간가량 착용한 마스크에서는 피부 병원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는 보고가 있다.
마스크 사용으로 인한 세균 오염이 피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실제 마스크에서 오염균을 분리해 진행한 연구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20대~50대 남녀 40명의 마스크, 피부,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 마스크에서 번식한 병원균이 피부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마스크에서는 200여 종의 세균이 분리됐는데, 이 중 70% 이상이 피부에서 유래한 세균이었으며, 약 4% 정도가 구강 세균인 것으로 나타났다. 약 33.5%가 동물 피부에 농포·결절 같은 피부염증을 유발했으며, 황색포도상구균이 가장 높은 병원성을 보였다.
또 병원균의 성장을 촉진하는 균과 성장을 억제하는 균도 발견됐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촉진균인 여드름균의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냈으며, 억제균 중 가장 뛰어난 효과를 나타낸 균은 주로 구강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트렙토코커스 파라상귀니스(Streptococcus parasanguinis)’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촉진균이 피부염증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임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 나아가 촉진균을 억제하면 효율적으로 피부 병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마스크에서 분리된 피부 공생 세균이 생산하는 물질 중 페닐락틱산이 피부 병원균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는 낮지만, 촉진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높아 기존 치료제 부작용을 극복할 새로운 치료제로서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류 박사는 “병원균을 직접적인 방법이 아닌 간접적으로 억제해 여드름. 아토피 등 세균성 피부질환을 개선하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개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