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CET1 13% 초과자본 주주환원”
자사주 연평균 1000만주 매입·소각
밸류업 지표 경영진 보상·직원 KPI에 반영
3분기 순익 1.6조 시장전망 상회…누적 4.3조
금리하락에 이자이익↓…비은행 기여도 44%
[KB금융그룹 제공]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KB금융그룹이 내년부터 보통주자본비율(CET1)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에 대한 주주환원을 통해 총주주환원율을 40% 이상으로 높여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밸류업 방안을 내놨다.
3분기에는 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축소에도 불구하고 비이자이익을 중심으로 1조6000억원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시장 예상을 웃도는 견조한 실적을 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24일 진행된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사회에서 결의된 ‘KB의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발표했다. 양 회장은 “KB의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주주환원율을 더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주환원에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밸류업 방안의 핵심은 내년부터 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내용이다. 올해 말 13%가 넘는 잉여자본은 내년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내년 2분기 말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내년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CET1비율과 연계한 주주환원은 JP모간 등 글로벌 금융회사에서 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KB금융은 ▷ROE 10% 이상 ▷CET1비율 13% 이상 등 수익성·건전성 목표를 바탕으로 지난해 37.7%를 기록했던 총주주환원율을 업계 최고 수준인 40% 이상으로 올려놓겠다는 복안이다. 만약 특정 연도에 ROE 10%, RWA 성장률 5%를 기록할 경우, CET1비율을 13%로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총주주환원율은 50%까지 상승 가능하다.
또 ‘주당가치 성장’으로 주주환원의 프레임을 전환해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10% 수준, 자사주 매입·소각 연평균 1000만주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목표다. 주주환원 시점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라면 총주주환원 중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확대한다.
이와 더불어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수익성 강화 계획과 더불어 RWA 성장률을 과거 10년 평균 수준(6.1%) 이하인 5% 내외 수준에서 관리해 CET1비율을 연간 13% 중반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구체적 방향도 제시했다.
김재관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KB 밸류업의 차별점은 지속가능성과 예측가능성에 있다”며 “CET1 비율이 높을수록 주주환원이 확대되지만, 연중으로 CET1 비율을 13.5% 수준에서 지켜나가기 때문에 자본건전성 측면에서도 안정적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총주주환원율은 물론, 총주주환원의 규모 면에서도 의미있는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금년에 이어 내년에도 순이익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주주환원) 비율과 양적 측면에서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본다. 철저한 자본관리를 통해 최고 수준의 총주주환원율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KB금융 이사회는 이날 주당 현금배당금을 795원,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올해 KB금융의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총 8200억원으로 확대됐다.
KB금융은 밸류업 지표와 경영진 보상체계와의 연계를 확대하고 직원들의 핵심성과지표(KPI)에도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경영진 성과평가시 타깃 자기자본이익률(ROE)·RoRWA·자본비율 등 밸류업 방안의 주요 지표를 비중 있는 평가 지표로 활용해 장·단기 성과급을 결정할 예정이다.
김재관 CFO는 “RWA 성장률을 5% 내외 수준에서 관리하기 위해서는 경영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며 “영업점 KPI 재설계를 통해 구성원 모두가 새로운 밸류업 패러다임에 맞게 움직일 수 있도록 경영체계를 정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RoRWA에 대해서는 이미 경영진 보상체계에 연계돼 있지만 내년에는 더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며 “또 영업현장까지 전파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밸류업 패러다임에 맞게 마인드가 정착되도록 KPI를 재설계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KB금융이 이날 발표한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KB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61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에 비해 6.8% 감소한 수치이긴 하지만, 1조4000억~1조5000억원을 예상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이다.
비이자이익이 1조341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9% 증가했지만, 순이자마진(NIM)이 전분기 대비 13bp(1bp=0.01%포인트) 하락한 영향으로 이자이익이 축소됐다. 2분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충당부채 일부 환입 등 일회성 이익의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다만, 일회성 요인을 뺀 경상적 기준으로는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올해 3개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4조3765억원) 대비 0.4% 증가한 4조3953억원을 나타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NIM 축소, 경기둔화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서도 비은행 계열사의 양호한 성과와 건전성 관리 노력에 힘입어 전년 동기와 유사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증권, 보험, 카드 등 비은행 부문 기여도(3분기 누적)는 지난해 37%에서 올해 44%로 확대됐다.
수익성 지표인 ROE는 11.26%로 전년 동기 대비 0.42%포인트 내렸다. 다만, 특이요인을 제외한 경상적 ROE는 12.41%로 지난해 3분기(12.14%)보다 올랐다. 총자산이익률(ROA)은 0.80%를 나타냈다.
NIM의 경우, 그룹 2.05%, 은행 1.81%로 전분기 대비 13bp 내렸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자산 리프라이싱 가속화, 주택담보대출 급증 등에 따른 전반적인 자산수익률 하락에 기인했다. 경영 효율성 지표인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6.5%로 40%를 하회하는 양호한 수준을 지속했다.
그룹의 자산건전성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68%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에서 방어했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1.60%로 4bp 떨어졌다. 3분기 누적 기준 그룹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0.41%를 기록하며 안정적 수준을 나타냈다. 충당금 전입액은 3분기 4981억원, 누적 1조4792억원으로 다소 감소했다.
9월 말 기준 CET1비율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각각 13.85%, 16.75%를 보였다. CET1비율은 전분기보다 25bp 상승한 것이다. 대출 증가에 따른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에도 불구하고 그룹 차원의 철저한 자본관리 노력과 견조한 순이익 증가에 힘입어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그룹의 총자산은 9월 말 현재 745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리자산(AUM)을 포함한 총자산은 1260조2000억원이었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3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112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3분기 누적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8.3% 줄어든 2조6179억원을 기록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대출자산 수익률이 감소하며 이자이익이 축소된 영향이 컸다.
9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362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2.9%, 전년 말 대비 5.9% 증가했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전년 말 대비 증가율은 각각 5.8%, 6.0%였다.
KB증권은 3분기에 증시 부진으로 4.2% 감소한 17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3개 분기 누적으로는 전년 대비 51.4% 증가한 5468억원의 순익을 냈다.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7400억원, 37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 36.0% 증가했다.
KB라이프생명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76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