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신세계·롯데·현대, 동시에 X-마스 점등
크리스마스 장식 준비에 한창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모습. 김희량 기자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내달 1일 백화점 업계가 주요 점포를 중심으로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공개한다. 부진한 3분기 실적이 전망되는 가운데 ‘연말 특수’로 실적 반등을 이루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3사의 3분기 실적은 대체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이 늘더라도 투자비·고정비 부담으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신세계백화점의 3분기 매출이 61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80억원으로 약 5.4%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대장점포인 강남점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2월 디저트전문관 스위트파크, 6월 고급 푸드홀 하우스오브신세계, 8월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분더샵 메자닌’과 VIP 전용 시설 ‘퍼스널 쇼퍼 룸(PSR)’을 열었다. 대형 투자 및 고정비 부담을 만회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신한투자증권은 롯데백화점 3분기 실적을 전년 동기 대비 0.5% 늘어난 75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억원 줄어든 710억원으로 예상된다.
장기화된 소비 침체 속에서 롯데쇼핑은 주력이었던 백화점 대신 쇼핑몰을 구원 투수로 지목했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일본과 한국의 유통시장을 보면 가장 성장률이 높은 채널은 백화점이 아닌 쇼핑몰”이었다며 2030년까지 7조원을 ‘타임빌라스’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크리스마스 장식에도 본점 대비 면적 등에서 모객에 유리한 잠실에 힘을 주는 모양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 ‘크리스마스 마켓’을 작년보다 확대할 계획이다.
크리스마스 장식 준비에 한창인 롯데백화점 본점의 모습. 김희량 기자 |
현대백화점은 3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80억원(1.5%↓) 감소한 5720억원으로 관측됐다. 전년 동기 13.8%였던 영업이익률은 12.3%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문을 연 지역특화 융합형 쇼핑몰 커넥트현대 부산점의 안착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청주점 확대를 준비해 유통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콘텐츠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업계는 연말을 기다리고 있다. 크리스마스 장식 점등식도 전년 대비 1주일 정도 앞당겼다. 백화점별로 달랐던 점등 시각도 1일로 통일했다.
코로나19 시기였던 2019년 신세계백화점이 보인 미디어 파사드는 ‘인증샷 성지’ 및 국민 명소가 됐다. 이후 백화점의 장식 경쟁은 해를 거듭하며 화제다. 화려한 장식과 보복 소비 여파로 백화점은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크리스마스 대전’의 투자 가치가 입증된 것이다.
실제로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을 포함한 4분기 매출은 비수기 대비 2배에 달하는 20%대 영업이익률을 보인다. 패딩과 코트 등 가격대가 높은 겨울철 의류도 많이 팔린다. 선물이나 모임을 위한 주류 등 식품까지 수요가 몰린다. 4분기 영업이익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곳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집객 성공 여부에 따라 연초까지 매출 호조를 이어가 1분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올해 겨울, 백화점의 연말 마케팅 경쟁은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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