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에 겨울 직전까지 모기 기승
전문가 “이상기후 영향, 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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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아침과 저녁, 창문을 열어뒀는데 방충망을 뚫고 순식간에 모기가 들어왔어요. 결국 퇴근길에 살충제를 샀습니다. 10월 말에 살충제를 사는 건 처음이네요.”
겨울 진입을 눈앞에 둔 계절이지만, 모기가 기승을 부린다. 모기 퇴치를 위한 지출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고모 씨는 “쌀쌀한 날씨에 패딩을 입은 사람도 있는데 모기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기 살충제 관련 매출이 급증하는 모양새다.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이 대표적이다. 지난 14일부터 27일까지 GS25의 방충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5% 뛰었다. 같은 기간 CU는 36.2% 신장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역시 각각 20%, 15% 증가했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홈플러스는 지난 14일부터 27일까지 모기향 매출이 49.3% 올랐다고 전했다. 이마트에서는 지난 14일부터 27일까지 방충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5% 늘었다. 모기약은 8.6%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해당 기간에 살충제 매출이 전년보다 15% 상승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겨울 직전에는 살충제 등 벌레를 퇴치하는 용품 수요가 많지 않은데 올해는 최근까지 수요가 이어져 MD들이 관련 제품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가 내년에도 계속될 수 있다고 판단해 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기의 습격은 9월 늦더위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모기는 9월 중순 이후 월동 여부를 결정하는데, 올해는 9월까지 더위가 지속되고 10월 중순에도 낮 최고기온이 25도에 달하면서 가을 모기가 증가했다.
실제 서울시 모기예보에 따르면 이달 21일까지 하루를 제외하고는 2단계(관심)가 유지됐다. 지난 2일에는 3단계(주의)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19년 같은 기간, 일주일 모두 1단계(쾌적)였던 것과 대비된다. 2단계는 야외에 모기유충 서식지가 20% 이내로 형성된 단계다. 집안으로 침입은 없으나 외부 기온이 낮을 때 침입이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이상기후로 가을이 짧아지면서 이러한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온난화 영향으로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에는 오히려 모기가 활동을 하지 못하고, 25도 내외인 가을철에 활동량이 늘어난다"며 “특히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는 열기가 밖으로 나오는 건물로 모기가 이동하는데,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 심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통가도 늦가울까지 모기 퇴치 제품 수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모기향, 방충제, 의약용품 등 관련 제품을 신경 쓰는 시기가 늦가을까지 길어지고 있다”며 “품목군을 늘리는 등 수요에 맞게 마케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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