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도 증가세 보여…환경 분야 신규지출 최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의 사회공헌 지출액이 평균 160억원을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219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24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응답 기업의 평균 사회공헌 지출은 160억7000만원으로 전년(153억1000만원) 대비 5% 증가했다.
한경협이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공헌 실태조사를 실시하기 시작한 1993년 이래 최고 액수이자,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최고 기록이다.
최근 5년간의 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의 평균 사회공헌 지출은 2019년 136억원, 2020년 136억8000만원, 2021년 133억6000만원으로 주춤했지만,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인 2022년부터 증가하는 추세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당 평균 이익이 2022년 7767억원에서 지난해 4847억원으로 37.6% 급감했는데도 작년 평균 사회공헌 지출액은 오히려 늘어난 점에서 고무적”이라면서 “조사대상 기업 중 9.1%(20개사)는 세전이익 기준으로 적자를 기록했는데도 사회공헌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조사 대상 기업이 지난해 새로 시작한 사회공헌 프로젝트는 ‘환경’ 프로그램(23.9%)이었다. 이어 ‘아동·청소년’(21.8%), ‘지역사회 발전’(15.6%)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 이슈 중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에 관한 조사에서도 환경(40.2%)이 1위를 차지했으며, 사회(36.0%), 거버넌스(23.8%)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기업들은 환경을 비롯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국내외 ESG 관련 규제나 정책 대응’(39.3%), ‘관련 비용 부담’(17.2%), ‘조직 내 ESG 경영 인식·협조 저조’(15.6%)를 언급했다.
이상윤 한경협 지속가능성장본부장은 “기업의 사회공헌 비용 지출은 단기적 경영 성과보다는 각 사의 철학과 비전, 그리고 사회적 가치 실현 여부에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업들이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격려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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