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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장감 커지는 철강업계…“관세 강화·쿼터 축소 이중고, 정부 대책 절실” [트럼프의 귀환]
국내 철강업계 영향 분석
트럼프 정부 1기 시절에도 강력한 관세정책
대미 철강 수출량 절반 가까이 감소
“자국 철강 산업 보호·대중국 규제 등도 우려”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선거의 밤 파티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국내 철강업계 전반에서 우려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임기 1기 시절 강력한 관세정책과 철강 수입 쿼터제를 펴면서, 자국산업 우선주의 정책을 펴 왔기 때문이다. 이른바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며 다양한 업종에서 활용되는 철강 제품에 대한 규제는 이번 2기 행정부에서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시행된 무역확장법 232조(철강232조)에 따라서 연간 263만톤의 쿼터제 적용을 받고 있다. 이를 넘어서는 물량에 대해서는 엄격한 관세가 부과된다.

당시 미국이 일방적으로 수입되는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쿼터(할당량)에 맞춰 수출물량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했고, 2015~2017년 긱나 연평균 383만톤에 달했던 국내 철강제품의 미국수출은 2021년 200만톤 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철강업계는 이번 트럼프 2기가 공식 출범하게 될 경우, 쿼터 물량이 축소되거나 한국이 관세 대상으로 분류될 가능성도 전망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

철강산업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각국 주요 정부가 성장을 위해 공을 들이는 산업이다. 철강업이 휘청일 경우 자동차와 전자, 조선, 건설, 토목 등 연관 산업 전반이 흔들릴 공산이 크다.

미국 정부도 꾸준히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강조해 왔다. 앞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계획이 공개되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여기에 완강한 반대 입장을 보인 것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두 US스틸 인수에 반대 입장을 폈다.

현재 일본제철이 US 스틸 인수에 대해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서 심의받고 있지만, 사실상 인수가 무산됐다고 보는 이유다.

국내 철강산업도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이같은 압박을 꾸준히 받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미국정부는 쿼터제 시행에 더해 반덤핑 제소 규정 등을 통해 우리 산업을 압박해 왔다.

대표적인 경우가 올해 초 미국 상무부의 현대제철·동국제강 수출 2022년산 6㎜ 후판에 대한 판단이었다.

당시 상무부는 한국전력의 원가회수율이 더 낮아지고 있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가 철강업계에 보조금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전기로를 활용해 산업에서 전력의 비중이 컸던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후판 분야가 영향을 받은 것이다. 자국산업에 대한 보호를 강조하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이같은 제소건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동국제강 멕시코 코일센터(DKSM) 전경 [동국제강 제공]

규제가 많고, 생산시설 건립에 오랜시간이 걸리는 철강산업의 경우 현지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 현대제철은 미국, 포스코는 멕시코에 차량용 강판공장을, 동국제강이 멕시코에 코일센터(DKSM)를 두는 등 일부 제품군을 중심으로만 가공공장을 위치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바는 자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에 따른 통상 환경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이라면서 “대미 수출 쿼터량 변동 가능성 및 관세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트럼프 당선인이 보편관세 10% 부과 등을 천명해 온 만큼 철강업계 통상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면서 “최근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 규모가 큰 미국 시장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향후 강화될 대중국 제재 역시 국내 철강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손보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현재 체결된 USMCA 협정에 따라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제품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 업체들이 멕시코를 우회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맥시코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중국산 철강 제품의 우회 수입을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설 경우 덩달아 한국 철강 제품에 대한 규제도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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